대학 사진소모임 회원들이 도시, 나무, 길 등을 주제로 개성을 뽐내는 사진전을 선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5일부터(오는 11까지) 대전 대흥동 평생문화원 내 대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배재대학교 공연영상학부 영상예술전공 사진소모임인 빛단지(회장 신건호)의 '아이 [ai :]전'이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다.
6일 오후 작풍을 관람한 류시종(49, 도마동) 씨는 "학생들이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사진을 촬영한 것이 정겹게 느껴 진다"면서 "컬러사진보다 흑백사진이 고전미로 다가와 과거를 회상하게 한다"고 말했다.
'빛단지' 소모임 사진전은 지난 99년부터 현재까지 16번째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대학에서 공식 등록한 동아리도 아니다. 개인 회원들이 회비를 갹출해 소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어우러져 사진전을 열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하지만 이번 전시 작품 35점은 모두 2~4학년에 재학 중인 13명의 회원들이 참여했다.
신건호(3년, 영상예술전공) 빛단지 회장은 "이번 전시는 전체 테마 없이 개성을 뽐낼 수 있게 개인 테마 위주로 작품을 선보였다"면서 "지난 2009년 겨울 방학을 이용해 회원들이 서로 사진을 촬영하면서 공부도 하고 의견을 주고받은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시풍경'이라는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우선시 돼야 할 도시에 이들이 중심이 되지 못하고 자동차나 건물이 중심이 돼, 일상에 눌린 채 살아가는 도시 풍경을 프레임에 담았다.
작품 '나무'를 선보인 박상민(4년) 회원은 "안개 속 나무숲이 미지와 몽환적 느낌을 준다"면서 "안개로 인한 나무의 웅장함과 중후한 멋을 동시에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빛으로 그린 그림'이란 작품을 선보인 김다솜(2년) 회원은 "살아 있는 듯한 빛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면서 "장시간 노출로 심오한 접근을 통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지난 99년부터 지도교수를 맡아 작품을 지도한 문성준 공연영상학부 교수는 "학생들이 나름대로 개성을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면서 "몇 작품은 기존 작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지난 5일 오후 오프닝행사에는 회원들과 가까운 동료 학생, 교수, 지인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개성을 뽐낸 사진을 내놓은 빛단지 회원들은 각자 작품 의미를 밝히기도 했다.
조영희(3년)의 '메모리'는 누구나 간직하고 싶은 추억거리를 호박을 통해 표현했고, 최선영(4년)의 '꽃'은 20대 활기찬 아름다움을 꽃에 비유했다. 권혜임(4년)의 '길'은 갈 길이 진짜이면서도 가짜일 수 있다는 허구를 표현해 냈고, 안현지(3)의 '투과'는 과일(키위)에 빛을 투과해 아름답고 더 먹음직스럽게 연출했다.
박진호(3)의 '노을'은 대전 뿌리공원의 붉은 노을을 프레임에 담았고, 정상진(3)의 '도너츠 할머니'는 도너츠를 판 할머니의 있는 그대로의 일상을 각인시킨 작품이다. 김보람(3)의 '외로움'은 인간이 일상에서의 고독함과 외로움을 디테일하게 표현했고, 오유정(3)의 '소녀'는 천진난만하게 애교를 부리면서 수줍어하는 할머니에게서 청순한 소녀를 느끼게 한 작품이다.
정경학(2년)의 'Sedan'은 승용차 세단의 특징을 살린 광고사진이고, 김성은(3)의 '渴水(갈수)'는 물 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무분별하게 물을 사용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극단적 작품이다. 빛단지 전시회는 매년 2회 열고 있다. 이번 작품전은 오는 11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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