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8일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가 계속됐다.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 발생 이후 생존자들이 처음으로 입을 열고, 군의 추가 TOD 영상이 공개되는 등 사고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여전히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KBS <뉴스9>가 지난 7일 "고(故) 한주호 준위의 사망 장소가 당초 군이 밝혔던 함수 침몰 위치가 아니다"라고 보도한 것에 대한 의혹 제기도 이어졌다.
당시 KBS <뉴스9>는 이와 함께 "군이 지난 7일 이 장소에서 길이 2미터의 파편 두 개를 건져올려 백령도나 독도함이 아닌 다른 어딘가로 가져갔다"고 보도했다. 해당 장소가 함수로부터 1.8km, 함미로부터 6km 떨어진 곳임을 감안할 때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된 증거일 수도 있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고위정책회의에서 "KBS에 보도된 UDT동지회 대원의 증언에 따르면 '제3의 장소'의 수심 5m 아래에 문이 달린 구조물이 있었고 그 안에는 소방호스 등이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며 군이 건져 올린 파편에 대해 해명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날 대정부 질문 첫 주자로 나선 신학용 민주당 의원도 이를 언급하며 김태영 국방장관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신 의원은 "KBS 보도에 따르면 한 준위의 사망장소가 함수 부분이 아니라 제3의 장소이고 그곳에서 한 준위와 함께 작업한 UDT 동지회가 구조물을 발견했다고 한다"며 "왜 한 준위가 함수 부분이 아닌 '제3의 부표'가 있는 곳에서 잠수 작업을 한 것이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보도를 보고 확인했는데 여러 가지 면에서 오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잘라 말했다. 해군도 지난 7일 "관련 사실은 같은 장소에서 함께 구조 활동을 벌인 특수전여단 최영준 소령이 확인한 내용"이라며 "제3의 부표 역시 한 준위 사고 이후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신 의원이 "대체 무엇이기에 제3의 부표까지 설치했냐"고 추궁했을 때도 그는 "지난번에도 말했듯 함정이 보이다가 (해저에서)미끄러져 이동했다"며 "(함수, 함미 위치 등과의 구분한 것을)참조하기 위해 부표를 단 것이다"고 말했다.
"풍랑으로 피항? 당시 파고 1.5m 밖에 안 돼"... "처음엔 2.5m라고 보고받아"신 의원은 이와 함께 TOD 영상 중 일부를 공개하며 "선미 부분이 보이지 않고 함수 갑판 부분에 철판이 스크래치된 것이 보인다"며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두 번의 충돌음이 있었다는데 첫번째 충돌음이 선미에 무언가 부딪혀 발생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첫 보고가 천안함이 좌초됐다는 것"이라며 "당시 천안함 인근에 있던 해경과 해군은 (선미가 사라진 모습을)봤을텐데 설명을 안하는 것은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칠흑 같이 어두운 상황이기 때문에 시야가 제한된다, 인양이 되면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며 "(천안함이 인양된 후에)한 번 비교해보라, 저는 배 앞 부분에 충격이 없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이어, "(천안함 침몰 원인과)무관한 토론을 지금 할 수 있겠지만 인양 후 그(원인)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한다"고 "기다려 달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신 의원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평범한 질문에도 군의 답변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며 "민관 합동조사단장은 어제 '천안함 항로가 정상항로'라고 했는데 장관은 '기상 악화로 피항한 것 아니냐'고 하지 않았냐, 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과거의 지역보단 새로 추진한 지역으로 당시 풍랑이 세 피항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그는 신 의원이 "기상대는 당시 1m~1.5m 파고(波高)라고 하고, 동영상에서도 파도가 그리 높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당시 현장에 없었지만 (처음엔)2.5m 파고라고 보고 받았다"고 고쳐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