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블로그'(착한사람들을위한법이야기)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제2행정부)가 자신의 블로그 방문객이 10만명이 넘어선 뒤 소감을 밝혔다. 그는 8일 저녁 블로그에 "방문객 10만 명을 기록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우리법연구회가 좌편향의 사조직이라고 주장하는 측이, 제가 선의로 블로그에 올린 글을 그 주장의 근거로 삼을 때는 무척 곤혹스러웠다"면서 "하지만 우리법연구회 해체 요구에 굴복하지 말라는 시민들을 만났다. 제겐 그것이 기쁨이고, 행운이고, 축복이었다"고 밝혔다.
문형배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 전직 회장(2009년)을 지냈다. 그는 보수 단체에서 우리법연구회 해체 등을 주장할 때 '해체 주장의 논리적 오류 3가지'나 '우리법연구회 논문집 해명' 등의 제목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려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블로그에 독서일기, 기행문뿐만 아니라 사법개혁과 관련한 글도 올려 놓았다. 현재까지 총 목록은 374개다. 블로그는 2006년 9월부터 시작했다.
"재판을 하던 중 당사자가 억울함을 호소하였고 그 심정에 충분히 공감하는데, 당사자가 법률을 몰라 제때 대처를 하지 못함으로써 판사인 저 역시 당사자의 억울함을 해소하지 못하는 일을 겪고 나서, 짧은 법률지식이라도 여러 사람과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문 부장판사는 블로그로 '소통'한 사례를 소개해 놓았다.
"우리법연구회가 좌편향의 사조직이라고 주장하는 측이, 제가 선의로 블로그에 올린 글을 그 주장의 근거로 삼을 때는 무척 곤혹스러웠다. 그러나 블로그를 통하여 26년 만에 중학교 동창생을 만났고, 인도 마누 법전을 번역하는 지식인을 만났으며, 우리법연구회 해체 요구에 굴복하지 말라는 시민들을 만났다. 제겐 그것이 기쁨이고, 행운이고, 축복이었다."
그는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는 10만 명의 독자들에게 제 가슴 속에 있는 것을 드러낸 셈인데, 앞으로 그 말빚을 어떻게 다 갚을까 생각하니 걱정이 깊고도 넓다"고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겠다는 거창한 구호는 없다. 제가 여러분께 했던 말을 실천에 옮기고, 남을 비판할 때 썼던 그 잣대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겠다. 뭐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제가 한 때 이곳에 있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삶이 행복해진다면 그것이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살겠다. 딱 한 송이 목련꽃을 매달고 서 있는 부산지방법원 뒷 정원의 목련나무를 보면서, 삶의 동반자인 여러분이 있어 견딜 수 있었고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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