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에서 정치신인 입문기회 확대 등 개혁공천을 화두로 내세웠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개혁은커녕 구태를 답습해 유권자와 당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제 도입 15년에 걸맞지 않는 중앙당의 경선개입이 도를 넘어섰고, 국회의원간의 대결구도 형성으로 정작 주역이 돼야 할 지방정치가 함몰하는 폐단이 계속되고 있다.
또 정치신인 입문기회 확대를 위한 추천당원제와 시민공천배심원제 등이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현역 프리미엄이 강해져 후보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경선 초기부터 불거진 전화여론조사 조작 의혹은 앞으로 민주당이 풀어야 할 과제다. 이른바 착신전환(Pass Call) 서비스에 의한 여론조사 조작 의혹은 도내 전 선거구에서 불거졌고, 여론조사 방식 자체가 현역에게 유리한 측면이 강해 정치 신인의 반발이 크다.
지난 3일 전주완산을 지방의원 경선을 시작으로 민주당 경선이 본격화 된 가운데 곳곳에서 진행의 미숙함은 차치(且置)하더라도 경선투명성 논란을 초래하는 등 허점을 드러냈다.
장수지역에서는 도의원 1선거구 경선투표에 사용된 투표용지가 투표자수 보다 21장이 더 많은 355장이 나와 경선무효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지난 10일 열릴 예정된 부안지역 지방의원 경선은 투표인단에게 연락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12일로 갑자기 연기됐다.
이에 앞서 군산과 익산, 순창 등에서는 당원명부 유출 논란이 제기됐고, 군산지역의 경우 당원번호까지 부여된 명단이 유출된 것이 확인돼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다.
또 진안과 장수, 순창 등 경선이 이미 완료된 지역에서는 선거인단 명부가 제때 도착하지 않고, 후보자들에게 공개되지 않아 탈당 등의 심각한 경선후유증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익산시장 경선은 선거인부 작성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공보물 발송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없어 10일에서 18일로 연기됐다가 다시 17일로 조정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경선방식과 경선일정이 수시로 변경되면서 민주당 경선 자체가 신뢰를 상실했다.
도지사와 전주시장, 익산시장 등의 경선일정이 예비후보들의 반발로 1주일씩 순연된 상태이며 부안과 순창 등 일부지역 지방의원 확정을 위한 경선도 연기됐다.
중앙당이 명확한 원칙과 명분 없이 전략공천 권고와 경선방식 변경 등의 결정을 내리면서 경선파행의 단초를 제공해 비난을 좌초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김연근 익산시장 예비후보는 "경선이 여론조사 방식으로 갑자기 변경되면서 혼란이 가중된 상황에서 선거인명부도 제때 확정되지 않아 당원과 후보자들의 혼란이 커졌다"며 "후보자의 공평한 선거운동의 기회 보장을 위해 일정연기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