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서구 송도 해수욕장은 우리나라 제1호 해수욕장이다. 해안선이 아름다워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고 있는 송도 바다. 마치 강원도 춘천 호수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그 파도의 너울이 거의 없는 호수 같이 잔잔한 바다이다.
60~80년대만 해도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송도해수욕장은 해마다 태풍·해일 피해 등으로 삭막해져서, 관광객들에게 잊혀진 휴양지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그마치 43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2000년부터 5년간 대대적인 연안 공사를 통해, 현재 완벽한 자연 휴양지로 거듭 태어났다. 그동안 자갈마당 같던 모래사장이, 눈이 부신 모래사장으로 바뀌었다.
송도 해수욕장의 '송도'는 없어진 섬이나 다름이 없다 하겠다. 그것은 일제 강점기에 '수정' 휴게소의 건물이 섬(송도)에 설치되고, 해풍으로 인해 해당 건물이 여러 차례 무너지자 몇 번이나 고쳐 세우는 과정에서 섬이 깎여 바위만의 텃자리가 남았는데, 이 모양이 거북 모양으로 생겨, 현재 '거북섬'으로 불리고 있으니 말이다.
현재 새로 만들어진 연륙교와 연결된 거북섬의 면적은 3129㎡이다. 연륙교 자리에는 한때 송도의 명물, 줄다리(출렁다리 혹은 구름다리)와 케이블카가 있었다. 이 설치물은 1964년에 생겼다. 송도 해수욕장 서쪽 산언덕(송도공원 혹 송림공원)을 잇는(420m 거리) 시설로써, 약 20~40여 년간 송도바다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명물이었다.
송도 해수욕장의 역사는, 1910년 일제의 강점이 시작되면서, 부산으로 이주해 오는 일본인들이 송도를 유원지와 겸한 해수욕장으로 개발하기 위해, 일본거류민이 송도 유원주식회사(松島遊園株式會社)를 설립하고, 송림공원 건너편에 있던 송도(현재 거북섬)에 1913년 수정(水亭)이라는 휴게소를 설치했다. 이후 해수욕장으로 점차 개발하여, 우리 나라에서 최초 해수욕장으로 명성이 자자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8·15 해방과 6·25 전쟁 이후, 도시가 커지고 관광객도 불어나자 송도 해수욕장 주변으로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많이 들어서면서, 바닷물이 오염되고 백사장이 점차 좁아들었다. 이와 함께 태풍과 자연 피해에 의해 송도 해수욕장은 그 휴양지의 기능이 약화되고 유원지로 점차 바뀌어 갔던 것이다.
정말 상전벽해란 말이 실감난다. 고교 시절이면 날마다 찾았던 송도 바다. 예나 지금이나 바다는 그대로 호수처럼 잔잔한데, 주위의 풍경은 너무나 달라졌다. 그러나 흐르지 않는 세월에 변하지 않는 것이 바다뿐이라 생각하니 그 바다가 내 눈에 거룩해 보이기까지 한다.
송도 바다는 계절이 없는 바다이다. 그러나 여름이 돌아오면 더욱 아름다운 바다가 된다. 여름바다축제로 그 빛을 더한다. '현인가요제'가 열리면, 이 가요제에서 가수가 탄생하기도 한다. 송도 해수욕장은 우리나라 제1호 해수욕장. 그 호칭에 걸맞게 거듭 태어난 것이다.
송도 해수욕장의 송도해안산책로는 송도해수욕장과 암남공원을 연결하는 길이 800m, 폭 1m의 해안산책로가 조성(편도로 약 20~30분 정도)되어 있다. 바다 한가운데 다양한 배들이 떠다니는 아름다운 바다 전망과 함께 1억년 전 퇴적암으로 형성된 암남공원의 빼어난 풍광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암남공원에는 해안산책로 외 다양한 문화공간, 낚시터 등이 마련되어 있다. 현재(12일) 해안산책로에 벚꽃이 만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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