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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쇄신을 위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이 15일 국회에서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소수 당권파의 전횡이 경선 파행을 초래했다"며 당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계안 서울시장 경선후보, 이석형 전남지사 경선후보, 주승용 전남지사 경선후보, 이종걸 경기지사 경선후보, 정균환 전북지사 경선후보, 유종일 전북지사 경선후보.
민주당 쇄신을 위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이 15일 국회에서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소수 당권파의 전횡이 경선 파행을 초래했다"며 당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계안 서울시장 경선후보, 이석형 전남지사 경선후보, 주승용 전남지사 경선후보, 이종걸 경기지사 경선후보, 정균환 전북지사 경선후보, 유종일 전북지사 경선후보. ⓒ 남소연

6·2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이 안팎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안으로는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의 당 지도부에 대한 비토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이들을 포함한 비주류는 '쇄신모임'을 꾸려 세를 넓히며 '정풍운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밖으로는 지방선거 승리의 필요조건인 야권연합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민주당뿐 아니라 야권 전체가 심각한 '적전분열' 양상을 보이는 셈이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안팎으로 곪은 상처를 치료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내상'을 입은 채 한나라당과 승부를 벌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나온다. "이대로 가면 결과는 패배일 뿐"(민주당 예비후보 캠프 당직자)이라는 한숨도 들린다.

 

민주당 내부 갈등의 핵심은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의 전횡'에 있다는 지적이다. 비주류를 중심으로 이런 주장이 나오면서 갈등은 커지는 형국이다. 반발은 '집단화' 되고 있다.

 

이종걸·유종일 등 후보자연대회의 "정 대표, 씻을 수 없는 과오 저질러"

 

이종걸, 유종일, 이석형, 정균환, 주승용 등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광역자치단체 후보들은 15일 '민주당 쇄신을 위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연대회의'를 결성하고 당 지도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후보연대회의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세균 당권파 친위세력은 지방선거 경선 파행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들은 정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가 '자기편'을 지원하기 위해 불공정한 경선룰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지방선거 승리의 기회를 망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보연대회의는 "수많은 정치신인들의 경선 기회마저 봉쇄하고 기득권 지키기와 줄세우기에 여념 없는 민주당의 미래를 누가 자신할 수 있겠느냐"고 맹비난했다. 또 "정 대표와 당권파는 민주개혁세력에게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들의 주장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어 보인다. 김진표(경기), 김완주(전북), 박준영(전남) 등 최근 확정된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모두 주류(당권파)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이다. 이들에게 도전한 '신인'들인 후보연대회의 소속 정치인들은 대부분 "불공정 경선"에 항의하며 중도 사퇴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맞서고 있는 이계안 서울시장 예비후보도 거의 매일 '성명서'를 내다시피 하며 당 지도부에 맞서는 중이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경선 없이 한명숙 전 총리를 전략공천한다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경선'이라도 한번 치러보자는 요구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전략공천도 고려하고 있다"(김민석 최고위원, 이미경 사무총장)며 '한명숙 후보 옹립' 분위기를 띄워가는 중이다.

 

비주류는 최고위원회의 '광주 경선' 재심 결정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경선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를 한 강운태 예비경선 당선자에 대한 조사라고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주류' 후보인 이용섭 전 장관을 구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비주류-야3당' 야권연합 안팎 공격, 타결 전망 불투명

 

당의 '내홍' 가운데, 지리멸렬한 야권연합 협상도 정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입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야권연합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은 안팎의 갈등을 함께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당내 갈등의 주체는 역시 비주류다. 비주류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비주류 의원들의 지역구를 야권협상의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학진(경기 하남)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야권연합 협상이 각 지역의 특수성을 도외시하고 나눠먹기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이 일방적으로 처리될 경우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지역구인 하남시 기초자치단체장을 민주노동당 등에 양보한다는 협상 결과에 대한 반발이다.

 

문 의원 외 추미애 의원의 서울 광진구도 양보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비주류의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당외 갈등의 주체는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등 다른 야당이다. 민주당은 수도권 광역의원 후보로 서울 10곳, 경기도 20곳을 양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초의원은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논란이 큰 호남 연합공천의 경우, 민주당은 전남과 광주 각각 1곳씩 2곳을 양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다른 야당은 수도권 광역의원 숫자를 더 늘리고, 기초의원도 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호남에서도 민주당의 대폭 양보를 주장하고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야4당은 이날 야권연합 협상 시한인 이날 저녁 다시 만나 최종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극적 타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야권연합 협상이 또 결렬된다면, 민주당의 혼란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지방선거#정세균#야권연합#비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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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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