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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노조가 황희만 부사장 임명에 반발, 김재철 MBC사장 퇴진 파업 돌입을 선언하였다.
MBC노조가 황희만 부사장 임명에 반발, 김재철 MBC사장 퇴진 파업 돌입을 선언하였다. ⓒ MBC노조제공

 

김재철 MBC 사장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MBC 구성원 다수가 김 사장에 반기를 들고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김 사장에 대한 사내여론은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다. 국장급, 부국장급, 부장급 사원들의 성명에 이어 직능별 단체 회원들도 성명을 발표하면서 김 사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김 사장에게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말라는 주문을 내놓을 정도다. 이 같은 주장은 김 사장이 2012년 총선에 대비해 고향인 사천을 자주 드나들면서 '지역구 관리'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게 되자 제기됐다.

 

MBC 사내 8개 부문 직능단체(보도, 보도영상, 제작, 아나운서, 기술, 영상미술, 경영, PD협회) 소속 회원들은 16일 성명을 발표하고 김재철 사장을 압박했다. 요구는 두 가지다. 황희만 부사장에 대한 임명철회와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다.

 

이들은 이날 "노동조합의 파업이 보름 가까워지면서 뉴스는 축소되고 프로그램은 결방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회사는 업무복귀 명령, 징계, 고소, 경찰력 투입 검토까지 해 공영방송 MBC의 운명이 최악의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들은 "회사와 노조 간 신뢰파탄의 일차적 책임은 김재철 사장에게 있다"며 "스스로 공언한 바를 지키지 않으면서 구성원들이 사장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이 황희만 부사장의 임명을 철회하고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전 이사장의 발언은 공영방송 MBC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이자 그 시시비비는 분명히 가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김 사장이 2가지 약속을 이행해야 추락한 MBC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MBC가 권력에 장악된 게 아닌가 하는 시청자들의 의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김 전 이사장에 대한 법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김 사장이 현 사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리더십을 보여줄 때"라면서 "본인의 진정성을 행동으로 증명하고 구성원들이 확신할 수 있어야 스스로 공영방송 MBC의 수장임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의 출발은 방송 독립성 훼손한 방문진의 권한 남용"

 

 파업 10일째를 맞은 MBC 노조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4일 저녁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 중단과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파업 10일째를 맞은 MBC 노조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4일 저녁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 중단과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 남소연

 

MBC 87사번 38명도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김재철 사장에 대한 고언을 쏟아냈다. 이들은 "문제의 출발은 방송경영의 독립성을 훼손한 방송문화진흥회의 권한남용"이라며 "방문진은 엄기영 전 사장의 뜻에 반하는 황희만·윤혁 두 이사 선임을 강행했고 이는 MBC를 직할 경영하겠다는 오만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신동아> 4월호에 실린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의 발언은 김 사장도 인정했듯이, 공영방송 MBC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MBC 인사에 권력 상층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은 김 사장과 MBC의 명예를 넘어 국민들이 그 진상을 명확히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김 사장이 공영방송 MBC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스스로 입증해야만 한다"며 "과연 김 사장이 MBC 최고 수장으로서의 분명한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성명이 계속 이어지자, MBC 사측을 대변하는 최기화 홍보국장은 16일 오전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사번들 도용'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밝히고 이들을 비판했다.

 

사측 "무엇이 두려워 사번 명의 도용하느냐" 반박

 

최 홍보국장은 "최근 노동조합의 불법 집단행동과 관련해 실체를 알 수 없는 '84-2 사번들', '85 사번들', '87 사번들'이라는 명의로 성명서가 난무하고 있다"며 "84사번들이라는 성명서는 불과 3~4명만 동의했음에도 다수가 동의한 것처럼 명의를 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 국장은 "소신을 밝히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라며 "다만 유령 명의가 아니라 실명으로 연명을 해서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자의 거리 성명에도 단체 이름을 명기한다"며 "방송 리포트도 보도자의 이름을 밝히고, 신문도 기자의 이름을 쓰고 요즘에는 인터넷 게시 글도 실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엇이 두려워서 '사번들'의 명의를 도용하느냐"고 묻고 "무엇이 부끄럽나, 경영진의 눈밖에 벗어나기는 싫고 조합의 환심은 사고 싶고, 양다리를 걸치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또한 "경영진은 소신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에 대해서는 원칙에 맞으면 경청"하겠지만, "익명의 그늘에 숨어 발표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도 부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최 국장의 발언에 지난 84사번 성명을 이끌었던 이채훈 PD는 "3~4명만 동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충분한 의견수렴을 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지만, 그렇다고 이 성명에 과반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85사번들은 전체 53명 가운데 2/3의 찬성을 얻어 발표했으며, 87사번들도 총원 53명 중 사고(특파원, 상중, 휴직) 5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48명 가운데 38명이 성명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입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역으로 입증한 것이다.

 

한편, MBC 노동조합은 파업 2주를 넘어서면서부터 회사로부터 강한 공격이 예상된다면서 업무방해 고소와 공권력 투입 등에 대비하고 있다.

 

 7일 오후 여의도 MBC본사에서 열린 전 조합원 총파업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청와대 직할통지 저지' '김재철 사장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7일 오후 여의도 MBC본사에서 열린 전 조합원 총파업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청와대 직할통지 저지' '김재철 사장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MBC#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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