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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위헌·위법 심판을 위한 국민소송단'이 낙동강 구간 4대강정비사업 관련 부산지방법원에 낸 '하천공사시행 계획 취소 소송'(일명 낙동강소송)에 대한 현장 검증이 실시됐다.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문형배 부장판사)는 19일 함안보·달성보 공사 현장을 원고·피고측 변호인과 함께 살펴보았다. 문 부장판사는 이날 도정원·최유신 판사와 현장검증에 나섰다.

문 부장판사 일행은 이날 오전 차량으로 낙동강 본포교(창녕~창원)를 지나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 함안보 공사 현장에 도착했다. 재판부는 함안보 전망대에서 양측 변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을 들었고, 뒤이어 함안보 공사 현장과 침사지를 둘러보았다. 오후엔 달성보 현장을 둘러보았다.

수자원공사측, 현장검증에 '비산먼지 방지' 등 준비


그런데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현장검증을 앞두고 이전 공사 때는 하지 않았던 준비를 했다. 낙동강 곳곳에서는 준설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이날 날씨가 흐렸음에도 공사업체측은 본포교 입구 도로에서 먼지가 날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살수차를 동원해 물을 뿌리기도 했다.

또 함안보 상류 지점(함안 방면) 둔치에는 한 달 가량 작업한 모래를 쌓아놓았다. 그런데 이곳에는 파란색의 덮개가 씌워져 있었는데, 이는 비산먼지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낙동강소송'을 맡은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가 19일 함안보 공사장에 대한 현장검증에 나선 가운데, 이날 비산먼지방지용 덮개를 실은 트럭이 침사지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낙동강소송'을 맡은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가 19일 함안보 공사장에 대한 현장검증에 나선 가운데, 이날 비산먼지방지용 덮개를 실은 트럭이 침사지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 윤성효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 등 일행이 19일 낙동강 함안보 침사지에서 현장검증을 한 뒤 나오고 있다.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 등 일행이 19일 낙동강 함안보 침사지에서 현장검증을 한 뒤 나오고 있다. ⓒ 윤성효

비산먼지 방지용 덮개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다. 이날 현장검증에 나온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지난 14일 현장에 나와 살펴보았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덮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검증을 위해 문 부장판사와 변호인들이 침사지에 도착했을 때 덮개를 실은 트럭이 앞에 있기도 했다.

현장검증을 지켜본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은 "수자원공사가 현장검증에 앞서 많은 준비를 한 것 같다"면서 "오탁방지막도 이전에는 타원형으로 늘어져 있어 탁수를 걸리내는 효과를 내지 못했는데, 오늘 보니 이전보다 훨씬 팽팽하게 묶어 놓았다"고 말했다.

비산먼지 방지용 덮개를 새로 씌운 사실을 박창근 교수가 지적하자 문형배 부장판사는 "그렇느냐, 그렇다면 이 소송이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가운데)가 19일 낙동강소송과 관련해 현장검증에 나섰는데, 정부측(피고) 서규영 변호사(왼쪽)와 원고측 정남순(오른쪽) 변호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가운데)가 19일 낙동강소송과 관련해 현장검증에 나섰는데, 정부측(피고) 서규영 변호사(왼쪽)와 원고측 정남순(오른쪽) 변호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낙동강소송'을 맡은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가 19일 함안보 상류 침사지에서 공사 관계자한테 질문하고 있다.
'낙동강소송'을 맡은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가 19일 함안보 상류 침사지에서 공사 관계자한테 질문하고 있다. ⓒ 윤성효

함안보 공사 18% 진척 ... 원고-피고 측 주장 맞서

낙동강소송 현장검증에서도 원고·피고측 변호사들은 다양한 주장으로 맞섰다. 원고측에서는 정남순·박서진·전종원·이정일 변호사, 피고측에서는 정부법무공단 서규영 변호사가 나섰다.

김기호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1지구 건설단장은 함안보 전망대에서 현황을 설명하면서 오니퇴적토 등에 대한 환경단체의 여러 주장에 반박했다. 이에 원고측 변호사는 "증인도 아닌데 원고 측 주장을 반박하면 안된다, 공사 현황만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 단장은 "현재 함안보 공사는 18% 가량 진행되었고, 홍수기가 오기 전에 35%, 올해 안에 60%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원고측에서 '골재 적치장 예정부지'가 확보되었느냐고 묻자 피고측은 "계획하고 있다, 관계 기관 협조로 예정 부지를 확보할 것이며, 실시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원고측은 "지금 준설작업을 하고 있는데 적치장부터 확보돼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적치장은 계획상 확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퇴적토에 대해, 원고측은 "오염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처리했느냐"고 따졌고, 피고측은 "가물막이 공사장에서 퇴적토가 나왔는데 두께는 1~1.5m 정도였다. 다른 지점은 조사해 보지 않았는데, 다른 지점과 연결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고측이 세부 내용에 대해 질문하자 피고 측 서규영 변호사는 "어느 정도 세부 내용까지 질문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가 19일 '낙동강소송'과 관련해 현장검증에서 공사 관계자한테 질문하고 있다.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가 19일 '낙동강소송'과 관련해 현장검증에서 공사 관계자한테 질문하고 있다. ⓒ 윤성효

 낙동강 함안보 공사는 현재 18%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낙동강 함안보 공사는 현재 18%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 윤성효

정부 측은 함안보 관리수위를 당초 7.5m로 하려다가 주변지역 침수 우려가 제기된 뒤 5m로 낮추기로 했다. 원고측이 설계변경에 대해 묻자, 피고 측 정남정 한국수자원공사 4대강건설사업처장은 "실시설계 때 대략해서 7.5m로 했던 것인데 지하수 영향으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침사지 현장에서 조현기 '4대강정비사업 함안보 피해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문 부장판사 앞에서 "전문가들은 함안보로 인해 주변지역이 침수된다고 하는데, 수자원공사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전문가의 견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제내지뿐만 아니라 상당수 지역이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대책이 없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문형배 부장판사는 함안보 공사 현장과 침사지 현장을 둘러본 뒤 준설방식(수중·육상), 침사지에서 모래가 어느 정도 걸러지는지 등에 대해 묻기도 했다. 기자들은 문 부장판사한테 현장검증에 대해 소감을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19일 함안보와 달성보 공사장에서 현장검증에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도정원 판사, 문형배 부장판사, 최유신 판사.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19일 함안보와 달성보 공사장에서 현장검증에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도정원 판사, 문형배 부장판사, 최유신 판사. ⓒ 윤성효

 '낙동강소송' 재판부인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원고-피고측 변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함안보 전망대에서 현장검증에 앞서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현황 설명을 들었다.
'낙동강소송' 재판부인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원고-피고측 변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함안보 전망대에서 현장검증에 앞서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현황 설명을 들었다. ⓒ 윤성효

낙동강소송은 지난해 11월 국민소송단이 부산지법에 소송을 내면서 시작되었고, 지난 2일 첫 변론기일 재판에서 현장검증을 하기로 했던 것이다. 오는 5월 7일 오후 2시 부산지법 306호 법정에서 2차변론이 벌어진다.

문 부장판사 일행은 법원 마크가 찍힌 '현장검증'이란 글자가 새겨진 차량을 타고 왔다. 재판부가 함안보 전망대에 도착하자 4대강정비사업 찬성과 반대측 주민들이 펼침막과 피켓을 들고 나와 서 있기도 했으며, 4대강사업저지및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는 전망대 앞에 사진 판넬을 진열해 놓기도 했다.

 '낙동강 소송' 현장검증에 나선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가 19일 오전 함안보 전망대에서 현황 설명을 들은 뒤 환경단체에서 설해 놓은 판넬 앞을 걸어나오고 있다.
'낙동강 소송' 현장검증에 나선 문형배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가 19일 오전 함안보 전망대에서 현황 설명을 들은 뒤 환경단체에서 설해 놓은 판넬 앞을 걸어나오고 있다. ⓒ 윤성효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가 '낙동강 소송' 심리를 진행하는 속에, 19일 함안보에서 현장검증에 나섰다. 현장 검증에 들어가기 전 원고와 피고측 변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 순서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가 '낙동강 소송' 심리를 진행하는 속에, 19일 함안보에서 현장검증에 나섰다. 현장 검증에 들어가기 전 원고와 피고측 변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 순서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가 19일 낙동강소송과 관련해 현장검증에 나서자 4대강사업 찬성-반대측 주민들이 함안보 전망대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다.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가 19일 낙동강소송과 관련해 현장검증에 나서자 4대강사업 찬성-반대측 주민들이 함안보 전망대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4대강정비사업#낙동강#함안보#달성보#부산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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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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