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륙 초광역권 개발 사업 추진 앞 다퉈 보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내놓은 지역개발 사업에 지역 언론이 춤추고 있다. 지방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원칙을 폐기한 채 수정안 추진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세종시 문제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지역 신문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의 개발 사업에는 온통 환영 일색의 보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대전지역 일간지 3사는 전날 지역발전위원회 회의를 통해 확정된 정부의 지역발전계획 확정 발표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충청투데이는 대통령의 사진까지 첨부해 1면에 4단 머리기사로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표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뽑아 <"열정갖고 일하는 지역 지원">이라고 뽑았다.
충청투데이는 이 보도를 통해 "'내륙 초광역개발권 종합계획'이 연내 확정돼 강원과 충청을 잇는 산업 벨트가 구체화 할 전망"이라며 "아울러 지방 10개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청사 30여 곳이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착공되고 지방이전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예산이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지방에 대한 지원이 집중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정부가 대덕연구단지 이외의 R&D특구(대구․광주)를 연대 추가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나눠먹기'식 선택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도는 이날 발표된 정부의 지역발전 계획을 상세히 전했다. 그러면서 "그 지역에서 확실히 열정을 갖고 일하는 곳을 더 중점적으로 지원하자는 것이 우리 정부의 방침"이라고 말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표제와 함께 비중 있게 보도했다.
대전일보 역시 1면에 4단 기사로 관련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대전일보는 한발 더 나아가 정부가 확정한 계획이 마치 대전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개발되는 것처럼 표제를 뽑았다. 대전일보의 이날 표제는 <대덕·세종 중심 내륙 첨단산업벨트 개발>이었다.
대전일보는 "대전 대덕과 세종시를 중심으로 강원 원주에서부터 전북 전주로 이어지는 내륙구간이 첨단산업벨트로 개발된다"면서 "이로써 지난해 12월 발표된 4개 초광역벨트(동·서·남해안 벨트·남북접경벨트)에 이어 내륙 초광역개발권 계획까지 수립되면서 사실상 전 국토를 망라하는 지역발전계획이 추진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전일보는 이와 함께 정부가 제시한 인센티브 내역도 상세히 보도했다. 대전일보는 "지역위는 이와 함께 지역(地格) 제고와 지역브랜드 개발 등을 통한 차별화된 지역개발을 위해 '창조지역 기본구상'을 마련키로 했다"며 "각 지자체가 지역의 차별성과 정체성을 실린 개발계획을 마련할 경우 포괄보조금을 지원함으로써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우수사례에 대해서는 보조율을 인상하는 등 인센티브도 부여키로 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와 함께 지역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세종시 발전안에 대한 다른 지역의 역차별 정서와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개발 요구 등도 고려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한 "내륙 초광역개발권 사업은 세종시 발전방안과도 연계된 것"이라며 "세종시 수정이 불발될 경우 충청권 주요 과학산업거점을 연결하는 C벨트와 내륙첨단산업벨트 사업 등은 차질을 밎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청와대 오정규 지역발전비서관의 발언을 보도했다.
반면 중도일보는 관련 소식을 4면 머리기사로 뽑았다. 중도일보 역시 <'내륙 초광역개발권' 연내 착수>라를 표제와 함께 이를 보도했다.
청와대․정부의 지역 줄 세우기, 협박 비판 없이 전달
하지만 이날 지역 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뜯어보면 정부의 초광역권 개발사업의 문제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지역위가 이날 확정한 혁신도시 및 공공기관 지역 이전사업의 경우 이미 지난 정권에서 확정된 사안으로 현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빌미로 차일 피일 이전 사업을 미뤄왔던 것으로 전혀 새로울 게 없다.
또한 원주-충주-오송-세종-대덕-전주를 잇는 내륙첨단산업벨트의 경우 역시 세종시 수정안 발표 당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원칙을 폐기하면서 세종시 수정안에 포함 시켰던 교육과학중심도시 사업과의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재탕, 삼탕 반복된 지역 개발사업을 지방선거을 앞두고 지역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정략적 차원의 선거용 정책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실제 이에 대해 한겨레와 매일경제 등은 보도와 사설을 통해 정부의 선심성 지역개발 사업 추진을 비판하고 있다.
재원 조달 역시 문제가 많다. 매일경제 사설에 따르면 정부가 이날 발표한 남해안 선벨트 종합개발 사업의 경우 24조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고 한다. 혁신도시 및 공공기관 157개를 2012년까지 지방으로의 이전을 마무리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믿는다 하더라도 이를 추진하기 위한 추가 재원은 어떻게 마련될지는 의문이다. 수십조에 이르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날 발표한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전지역 언론은 이에 대해 최소한의 검증조차 없이 지역개발을 위한 호재라도 만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러나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날 보도를 통해 전해진 정부의 지역개발 추진 입장이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 발언을 통해 "그 지역에서 확실히 열정을 갖고 일하는 곳을 더 중점적으로 지원하자는 것이 우리 정부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역개발사업의 실제 추진 가능성이나 지역균형발전 논란에 대한 검증을 차단하고, 정부 입장에 따라 순응하는 지자체에게는 지원을 더 해 주겠다는 지역 줄 세우기를 강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한술 더 떠 청와대 오정규 비서관은 충청권 지역에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세종시 수정이 불발될 경우 충청권 주요 과학산업거점을 연결하는 C벨트와 내륙첨단산업벨트 사업 등은 차질을 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세종시 원안을 고수할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는 소리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 같은 협박에 대해 지역 언론은 침묵했다. 오히려 지역 신문의 침묵속에 세종시 수정안 추진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정총리 대전 방문 소식도 비중 있게 다뤄
한편 지역 신문 3사는 과학기술의날을 맞아 대전을 방문한 정운찬 총리의 대전 방문 소식도 모두 1면에 비중 있게 다루는 등 정부의 여론 무마용 행보를 전달하는데 급급했다.
충청투데이는 <정총리 "세종시 수정안 가급적 조속 처리">(1면 3단 사진포함) 기사를 통해 대전을 방문한 정총리가 "세종시게 구축되는 과학비지니스벨트는…국부창출의 견인차"라는 발언과 청와대에 과학기술관련 수석비서관이나 특보 신설을 요청했다는 발언을 비중 있게 전했다.
대전일보와 <"세종시 구축 과학벨트 국부창출 견인차">(1면 3단), 중도일보 <대전에 온 정총리 '수정안 불씨살리기'>(1면 4단) 역시 같은 내용으로 보도 했다.
※ 6.2지방선거보도 대전충남모니터단 4월 22일자 보고서입니다. 대전충남민언련 홈페이지(www.acro.or.kr)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6.2지방선거보도모니터단은 지난 4월 1일 발족한 연대기구입니다. 모니터단은 민언련과 각 지역민언련(경기, 강원, 경남, 광주전남, 대전충남, 부산, 전북, 충북) 및 참언론대구시민연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식블러그 (http://cjdout.tistory.co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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