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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원희룡 의원, 나경원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김충환 의원(자료사진)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원희룡 의원, 나경원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김충환 의원(자료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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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자정께부터 방송된 MBC <100분 토론> 말미에서 현역 서울시장인 오세훈 후보는 "시간 안배가 불공평한 것을 느끼시죠?"라면서 불만을 표출했다. 원희룡·나경원·김충환 3명의 서울시장 도전자들은 '삼각편대'를 이룬 듯했고, 오 후보는 방어에 치중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 출마자 토론회로 진행된 이날 <100분 토론> 답변 과정에서 "시간이 없어서 일일이 설명하진 못하지만"이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한 오 후보는 "시간을 잘 안 주셔서 해명을 못한 것은 서울시 홈페이지와 제 블로그 통해 앞으로 닷새 내에 해명을 올려놓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원희룡 "사교육비 증가율, 전국평균의 2배" - 오세훈 "무상급식 보단 '3무학교'"

이날 후보들 간 토론에 불이 붙기 시작한 부분은 교육정책, 특히 사교육 대책 및 공교육 강화와 관련한 부분이다.

오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공교육 강화를 위해 기본적인 투자를 시작했다"며 ▲ 10~15년 된 책걸상 교체 ▲ 영어 원어민 교사 수업 ▲ 자기주도 학습 공부방 ▲ 수능대비 EBS 시청용 TV설치 등을 자신의 공교육 분야 실적으로 꼽았다. 오 후보는 "앞으로 4년 동안은 1조 정도를 공교육 강화에 투자할 것"이라며 자신의 사교육·학교폭력·학습준비물이 없는 '3무학교' 공약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당에서 늘 주장해왔던 공교육 정책과 크게 다른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나 후보는 서울 반포와 대치동에 외국인 학교를 2개 유치하면서 부지매입에만 1500억 이상 쓴 점을 지적하면서 "1년 등록금만 2000만 원이 넘어 외국인들도 원하지 않는  외국인학교를 위해 1500억이나 쓰는 것이 과연 공교육을 위한 것이냐"고 따졌다. 오 후보는 "외국인학교를 유치하는 것은 서울시민에게 직접 도움은 안되지만 외국기업 유치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학생들의 교재비, 학교운영비, 방과 후 학습비, 특기적성교육비, 교복비 등을 다 대준다는 오 후보의 공약은 인기영합적인 발언이고 선심행정 아니냐"며 "연간 예산 2600억으로 이런 것들도 다 하면서 사교육 없는 학교를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오 후보는 "충분하다"며 "5가지 지원은 기초수급자, 차상위 계층, 차차상위계층에게만 지원한다는 정책의 골격을 안다면 그런 생각을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원 후보는 "지난 4년간 공교육 강화한 사례로 학교 책걸상 교체와 화장실 개선을 말하는데 고건·이명박 전 시장 시절에 대부분 교체됐고 예산집행 주체가 교육청에서 서울시로 바뀐 것 뿐 아니냐"며 "자신이 4년 동안 한 것에 대한 평가 없이 마치 지금 새롭게 시장에 출마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후보는 "2006년과 2010년 사이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한 달 사교육비 증가율이 전국 평균은 22만 원에서 24만 원으로 증가했는데 서울은 28만 원에서 33만 원으로 증가율이 2배"라며 "공교육 살리기에 많이 투자했다지만 학부모들이 느끼는 사교육비 증가율이 크다면 실제 효과는 동떨어진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초등학교 무상급식에 연간 2000억 원이 드는데 이 비용을 아껴 '3무학교'를 만드는 데 쓰는 게 타당한 우선순위 아니겠느냐"며 원 후보의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공약을 공격했다.

김충환 "고건·이명박 8년간 홍보비의 3배" - 오세훈 "서울시 재정상태 A급"

원·나·김 3명의 후보는 서울시 예산집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홍보분야 예산집행이 집중 공격 대상이 됐다.

원 후보는 "철저한 예산 감시를 위해 시민단체·시민대표·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시민예산참여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하는 동시에 "오 후보는 그동안 국내 광고비 250억 원, 해외 광고비 1303억 원, 시프트 광고비 70억 원, 한강 르네상스 광고비 260억 원 등 '서울시 홍보 최전성기 시장'"이라고 비꼬았다.

나 후보도 "부자 아버지가 알뜰살뜰 모은 돈을 아들이 흥청망청 써서 서울이 빚더미에 올랐다는 얘기가 있다"고 공격했고, 김 후보도 "고건·이명박 전 시장이 8년 간 쓴 홍보비의 3배 가까운 예산을 오 후보가 썼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서울시의 재정상태는 행정안전부 분류로 A급이고 지난 4년 동안 예산대비 3%의 빚만을 졌을 뿐"이라며 "홍보비도 해외 마케팅으로 관광객을 불러들이려고 하는 것인데 이렇게 비판받으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 홈페이지에 (부채내역 및 홍보비 내역 등)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세훈 "'저소득층 50% 시프트 입주' 발언은 실수"

재개발·재건축, 주택복지 등 주택정책과 관련해선 나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나 후보는 공공임대주택 1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강조하는 동시에 오 후보가 '시프트'(SH공사 장기전세주택)를 서민주택 공급 실적에 포함시키고 있는 점을 문제삼았다. 또 지난 16일 SBS 토론회에서 오 후보가 '시프트 50%에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입주해있다'고 말한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추궁했다.

오 시장은 "소셜믹스(다양한 계층이 같은 동네에 섞여 사는 것)가 안 되는 가슴아픈 현실"까지 언급하면서 "저소득층 이하 서민이 많이 입주하지만 고소득층도 일부 끼도록 디자인 한 것이고 그걸 문제 삼기에 '주로 저소득층이 많이 입주해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나 후보의 거듭된 문제제기에 오 후보는 "그렇게(저소득층 50%가 시프트 입주했다고) 말했다면 실수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 상황을 지켜본 원 후보는 "어떤 비판도 바로 그 자리에서 인정하지 않는 오 후보의 특성 때문에 (저소득층 50%가 시프트에 입주해있다는) 실언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인격모독적인 발언을 들었는데 그냥 웃고 넘어가겠다"고 유감을 표했다.

나·김·원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 오세훈 "한 세대 뒤 후회할걸?"

재개발·재건축 정책에 대해선 나·김·원 3명의 도전자들이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한 '활성화'를 주장했고, 오 후보는 '속도조절론'을 고수했다. 김·원 후보는 고층화·고밀화를 주장한 반면, 오 후보는 "서울시 주거형태는 지금 완성된 것만 해도 80%가 아파트다. 이대로라면 한 세대 뒤 후회할 만한 일이 생긴다"며 반대했다.

특히 원 후보는 "오 후보가 뉴타운 개발 속도조절을 한다고 했는데, 어느 지역에 가선 '뉴타운 지정을 2군데 생각하고 있으니 잘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고, 또 한나라당 의원 간담회에선 '재선시켜주면 뉴타운을 지정할 수 있다'고 했다"며 "그런 곳에서 말하는 뉴타운에 대한 입장과 언론을 통해 비치는 뉴타운 관련 입장이 다른데 어느 것이 진실이냐"고 '이중적 태도'를 문제 삼았다.

오 후보는 "10군데의 뉴타운 추가지정과, 용적률 완화, 재건축 연한 완화 이 3가지가 같이 이뤄지면 부동산 가격 폭등이 일어난다"며 "주택 노후도와 접도율, 호수밀도 등의 뉴타운지정 요건이 맞는 곳은 서울에서 10군데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한 해명은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오 후보는 지하철 근무자 노동조건이 열악하다는 내용의 자료에 대해, 발표 단체의 '좌파적 성향'을 언급하면서 신빙성을 폄하, 이와 관련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서울도시철도공사 노동조합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서울도시철도공사 '5678서비스단' 소속 직원 55%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그 자료를 낸 곳은 계급투쟁과 노동해방을 표방한 단체다. 그 점을 감안해 통계수치의 깊이를 가늠해주길 바란다"고 일축했다.


태그:#100분토론, #오세훈,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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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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