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6일 올 상반기 선보일 스마트폰 10종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올 들어 출시한 2종을 포함하면 SKT가 지난 5년간 출시한 스마트폰 기종 수(13종)와 맞먹는 물량 공세다.
이번 주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A와 팬택 시리우스를 포함해 8종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했으며, LG전자 SU950을 제외하곤 모두 SK텔레콤 단독 모델이다. 반면 KT에서 상반기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은 노키아 X6과 LG전자 KU9500 두 모델뿐이며, LG텔레콤은 LG 이클립스(LU2300)가 전부다.
스마트폰 10대 2대 1... KT-LGT 기선 제압
삼성전자에서 국내 처음 출시하는 '안드로이드폰'인 갤럭시A와 갤럭시S가 모두 SKT를 통해 단독 출시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KT나 LGT쪽은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SKT 밀어주기'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이석채 KT 회장이 한국무역협회 강연에서 "쇼옴니아는 아버지(삼성전자)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 하는 홍길동"이라며 삼성전자에 서운한 감정을 공개적으로 내비친 것도 이런 해석을 더 키우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날 "삼성전자 쪽에서 스마트폰 출시 관련 제안이 온 것은 없었다"면서 "다양한 스마트폰 출시가 SKT 전략이라면 KT는 와이파이망 구축, 테더링 서비스 등을 통한 무선데이터 서비스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차별화를 강조했다.
SKT 안드로이드 군단, 아이폰 인기 넘을까
SK텔레콤 스마트폰 물량 공세에 힘입어 5월부터 '아이폰 vs. 안드로이드폰' 경쟁 구도는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올해 들어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롤라 모토로이에 이어 LG 안드로원이 출시됐지만 아이폰 인기엔 크게 못 미쳤다.
기존 안드로이드폰들은 아이폰보다 뛰어난 스펙이나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지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확보 면에서 스마트폰 수요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SK텔레콤은 이번에 출시되는 대부분 안드로이드폰이 구글 안드로이드 OS 최신 버전인 2.1 버전과 1Ghz 초고속 프로세서를 채택했다며 성능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애플 앱스토어에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안드로이드 마켓 역시 최근 3개월 간 애플리케이션 숫자가 2배로 늘어 4만6천여 개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에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방통위 마케팅비 규제, 스마트폰 물량 확대 변수
SKT는 이미 올 초부터 안드로이드폰 12~13종을 포함해 스마트폰을 15종 이상 출시하겠다고 밝혀 '물량 공세'를 예고했다. 이는 올해 출시 예정 단말기 50종 가운데 30%에 이른다. 판매 목표 역시 200만 대 이상으로 잡고 있다.
반면 KT에서 올해 출시 예정인 단말기 40~45종 가운데 스마트폰은 8~9종으로 20% 정도다. LG텔레콤 쪽도 사정은 비슷해서 올해 출시 단말기 21종 가운데 스마트폰은 4~5종에 불과하다. LGT는 경쟁사의 스마트폰 물량 공세에 직접 맞대응하기보단 맥스폰 등 고사양 피처폰 보급에 더 주력할 계획이다.
그래도 이통 3사를 합하면 올해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은 30종이 넘을 전망이다. 다만 방송통신위원회의 마케팅비 제한이 변수다. 지난 3월 초 방통위는 통신사 CEO 간담회에서 이통3사의 무선인터넷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기 위해 마케팅비 총액을 매출액 대비 20% 수준으로 묶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하고 실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방통위에서도 스마트폰 보급을 고려해 올해는 22%선으로 유연하게 정할 예정이지만, 보조금이 많은 스마트폰 보급이 늘수록 이통사로선 마케팅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KT에선 마케팅비 규제에서 스마트폰은 제외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김대웅 SK텔레콤 매니저는 "단말기 보조금은 시장 상황에 맞춰 갈 예정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출시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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