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최대의 스폰서는 바로 시민들
MBC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사내 e-메일을 통해 27일 오전 9시까지 업무 복귀를 명령하며 강경대응을 예고했고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단식투쟁으로 맞서고 있다. MBC파업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MBC 파업으로 인해 예능, 뉴스 등 주요 프로그램이 결방되고 그 자리에 무한도전 스페셜, 다큐 등 재방 프로그램이 채워졌다.
노조사무실 한 켠에는 떡과 라면 등 시민들이 보내온 지지 물품이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파업 지지 성금액도 엄청나다. MBC 노조 측에 따르면 26일 오후 파업지지성금액이 6,363만 원이 모였다고 한다. 해당 성금액에는 각 기업의 노동조합과 MBC 관계자들이 모금한 금액도 상당수지만 시민들이 익명 또는 실명으로 기부한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꽤 크다고 한다.
외곽에서의 지원활동도 활발하다. '은평 진알시' 회원들은 지난 4월 24일(토요일) 은평구 연신내 물빛공원 일대에서 MBC 파업을 알리는 전단지와 '정론' 매체를 배포하고 시민들로부터 MBC 응원 리본을 받았다. 할머니, 손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응원글을 써주었다. 행사를 진행한 '은평 진알시'의 한 회원은 "이렇게 사람들에게 응원글을 받으며 기발한 문구에 웃기도 하고, 진정이 담뿍 담긴 글귀에 가슴이 찡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시민들의 격려가 쇄도하고 있다. 시민들은 MBC 재방보기 이벤트로 시청률 사수는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시청을 권하기 위해서 재방송 리뷰도 올리고 있다. 현재 '진실을 알리는 시민'이 만든 이룸 사이트(www.iruum.net)에는 하루에 10개 이상씩 재방송 리뷰가 쏟아진다. 이 때문인지 시청률에도 조금씩 변화가 있다. 재방리뷰 대상 프로그램 중 무한도전 스페셜(4월24일)은 일일 시청률 전국 15위(8.2%), 일요일일요일밤에스페셜은 전국 6위(12.0%), 인생풍경 휴는 수도권 18위(8.0%)를 기록했다. 특히 일밤은 전주 대비 4% 상승, 인생풍경휴는 다큐로서는 이례적인 시청률이다. (TNS 시청률 순위)
MBC 스폰서 되기 약속 "뭐라도 하자"
MBC 김재철 사장측은 이 싸움을 '사내 싸움'으로 몰아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MBC의 파업은 단순히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언론 전체의 문제이다. KBS, SBS가 친정부 방송으로 변질되고 MBC 역시 사장이 MB맨으로 채워지면서 청와대가 방송을 하나 둘 접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MBC는 시민들이 비빌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MBC가 무너지면 '언론자유'라는 용어 자체가 사라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감이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노조를 돕는 것이다. MBC노조를 돕고 MBC를 지키는 '개념시민'들의 활동을 모아 봤다.
MBC재방송 리뷰를 공유하며 재방송 시청을 권장할 수 있다. 진알시 포털사이트 이룸(http://www.iruum.net/)에는 MBC방송리뷰 게시판과 편성표가 올라와 있다. 리뷰는 약 30개 정도 수준. 진알시는 최단 기간 동안 리뷰 100개를 모아서 보도자료를 배포할 계획이다.
진알시 운영진 박은정씨는 "단지 MBC 시청만으로는 시청률 끌어올리기에 한계가 있다. 리뷰를 올려 공유하고 트위터, 아고라 등을 통해서 권장하는 방식으로 해야 주위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진알시 트위터(@jinalsi) 앞으로 "MBC리뷰"와 프로그램 제목을 말머리로 달고 트윗 감상평을 올리면 사이트에 등록된다. 진알시는 일주일에 한번씩 최다 리뷰 등록자에게 문화상품권 등을 지급할 예정이다.
다음 아고라 서명(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92188)에 참여할 수도 있다. 서명 일주일이 지났는데 약 7000명이 서명한 상태. 하루에 1000명 꼴이다. 진실을 알리는 시민은 1만명 서명을 모은 후 보도자료를 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예 MBC노조에 현금이나 현물로 후원하는 방법도 있다. MBC노조 공식 카페(http://cafe.daum.net/saveourmbc)에는 후원계좌번호 안내와 후원 방법이 소개돼 있다.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이나 강남촛불 카페 등을 통해서 떡이나 라면 등의 후원 물품을 모아서 전달하는 방법도 있다.
MBC 노조의 파업 안내 인쇄물을 직접 배포하려면 언론노조에 문의해서 부수를 요청하면 된다. (전화 02-739-7285~6) 이 밖에 MBC노조의 트위터(@saveourmbc)의 트윗을 퍼나르거나 온라인을 통해서 지지하는 글을 올리는 방식으로 응원할 수 있다.
장자에 유명한 "붕어 이야기"가 나온다. 장자가 길을 가다가 애타게 물을 원하는 붕어에게 "내가 이제 남쪽의 오월의 왕에게로 가는데 촉강의 물을 밀어보내서 너를 맞게 해주지. 그럼 되겠나?"라고 했더니 붕어는 불끈 성을 내며 "나는 늘 나와 함께 있던 물을 잃었기 때문에 있을 곳이 없는 거요. 나는 지금 한 말이나 한 되의 물만 얻으면 살아날 수 있소. 그런데 당신이 그렇게 말하다니 차라리 건어물전에나 가서 나를 찾는 게 나을 거요!"라고 말했다.
MBC노조는 장기간 체불과 고소고발, 체포, 민사소송 피소 등을 앞두고 있어서 사면초가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이 싸움을 관망하다가 MBC 노조가 패배하면 청와대 방송이 될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발벗고 MBC를 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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