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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안경환 서울대 교수(법대)는 최근 불거진 '검사 스폰서'와 관련해 "옛날의 나쁜 악습으로, 오래된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각종 유착은 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미시적 차원에서 덮어버리려고 해서는 안 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안경환 서울대 법대 교수.
안경환 서울대 법대 교수. ⓒ 윤성효

안 교수는 28일 오후 진주 경상대에서 인권·사회발전연구소(소장 강수택) 창립기념 초청강연을 한 뒤 기자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안 교수는 '한국사회의 장래와 인권'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인간이기에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가 인권"이라고 한 그는 "어느 시대에서나 싫든 좋든 이 개념을 모르면 그 시대의 사람이 아니다. 인권은 일상의 문제이며, 인류 문제이고, 국제 보편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권은 기본적으로 의무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공동체의 의무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인권 흐름을 설명한 그는 최근 정치권에서 나온 '좌파'에 대해 언급했다. 안 교수는 "우리는 마음에 안 들면 '좌파'라고 한다. 좌파가 나쁘냐. 그러면 좌파가 뭐냐. 현상에 따라간 게 '우파'라면, 발전시킨 게 '좌파'다"며 "좌파로 낙인찍기는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논쟁이 붙고, 언론이 과장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비엔나선언' 등 인권 관련 국제규약을 언급한 그는 "국가인권위원회는 현재 세계 120개국에서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2001년에 설립되었는데, 일부에서는 '좌파정권'이기에 만든 것이라고 했다. 세계 추세를 알았던 김대중 대통령이 후보 때 국가인권위를 만들겠다고 하니, 이회창 후보도 만들겠다고 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었더라도 당연히 만들게 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의 특징은?

 

한국사회의 특징을 설명했다. 안 교수는 "대한민국은 경이적인 나라로 국제사회에 알려져 있다. 신생국가로서 경제성장과 정치적 민주화를 거의 동시에 이룬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민주화나 부패문제 등이 아직 남아 있지만, 바깥에서 보면 우리는 괜찮은 나라다. 우리는 너무 빠른 시일 내에 압축성장을 했기에 분배의 문제가 남아 있다. 바깥에서는 우리를 분배가 안 되는 나라로 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자유권'과 '사회권'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쥐고 있다. '자유권'은 나한테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고 '사회권'은 나한테도 달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안경환 교수는 "우리는 '다문화 사회'로 바뀌고 있다. 세계 강대국 치고 다문화국가가 아닌 나라가 없다. 강대국적은 다민족국가다"면서 "우리는 반만년역사 단일민족이라고 하는데, 실제 역사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그 말이 맞나. 다문화가정 사회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회 갈등이 깊다"고 강조했다.

 

복지를 강조했다. 그는 "복지예산은 능력이 없는 사람을 국가 재정으로 도와주는 것이다. 경쟁에서 낙오자가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시혜가 아니고 최소한의 생활을 누려야 하는 기본권이다. 복지는 끊임없이 개선해야 하는데, 지금은 사회적 합의가 없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경환 서울대 법대 교수는 28일 오후 경상대에서 "한국사회의 장래와 인권"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안경환 서울대 법대 교수는 28일 오후 경상대에서 "한국사회의 장래와 인권"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 윤성효

 

이어 차별 문제를 설명했다.

 

"우리는 몸이 약하거나 장애인은 팔자라고 생각했지, 권리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대학도 건물을 지을 때 장애인 승강기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 건물을 지을 당시 그런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2002년 서울대 법대 학장일 때 장애인 승강기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정부에서는 장애인 학생 한 명한테 쓸 교육비용은 일반 학생 50명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별도 예산이 없어서 못하겠다고 했다. 장애인에 대한 특혜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장애인 학생한테 특별히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머지 학생들이 도움을 받았다고 보면 된다. 그 승강기는 일반 학생들이 더 많이 이용했을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도와줄 때도 조건을 많이 단다. 무상이 별로 없고 유상이다. 우리 물품을 사라는 것이다. 그러면 오히려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언젠가 국회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반 사무총장은 지나고 보니 창피하다고 하더라. 반 사무총장이 부끄럽다고 한 것은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에서 책임은 지지 않고 이익만 챙기려고 한다는 것이다."

 

'북한 인권'을 설명한 그는 "북한 인권 문제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다. 북한 주민들의 정치적 자유 이전에 굶어 죽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생존권이 중요하다. 그런데 '퍼주기'라고 한다. 인도주의는 조건이 없어야 한다"면서 "국내에 거주하는 탈북자가 1만5000명이 되는데, 얼마나 차별이 심한지 아느냐. 탈북자의 차별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경환 서울대 법대 교수는 28일 오후 경상대 인권사회발전연구소 창립기념으로 초청강연했다.
안경환 서울대 법대 교수는 28일 오후 경상대 인권사회발전연구소 창립기념으로 초청강연했다. ⓒ 윤성효

 

중국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는 "중국 인접국은 대만까지 포함해 15개국이다. 옛날처럼 무력으로 남의 나라를 치지는 못하겠지만, 모두 중국에 대한 엄청난 두려움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를 했는데, 대만에 지고 있는 신세를 생각하면 우리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대만과 관계는 적당하게 유지해야 우리한테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지역간 균형발전도 제시했다. 그는 "서울의 불평등은 지역적 사치다. 우리만큼 한 쪽에 집중된 나라가 어디 있나. 지난 대통령이 수도권을 옮기겠다는 발상은 중요했다"면서 "지역균형 발전은 시일이 걸리더라도, 돈이 들더라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형제 폐지'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안 교수는 "지금도 사형제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도 줄이고 있다. 선진국은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정도가 갖고 있는데, 국제사회에서 왕따다"면서 "이런 문제는 평화적일 때 차분하게 논의해야 한다. 그런데 흉악한 사건이 터졌을 때 한다. 우리가 사형제를 폐지하고 나면 나중에 잘했다고 할 것이다"고 말했다.


#안경환 교수#전 국가인권위원장#검사 스폰서#경상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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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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