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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를 지키려는 노력 2010년 사회 곳곳에서 MBC를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MBC를 지키려는 노력2010년 사회 곳곳에서 MBC를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나.... ⓒ 언론개혁시민연대
2039년 대한민국은 빨강족과 녹색족으로 나뉜다.

 

빨강족이란 비판과 판단을 담당하는 뇌(전두엽)를 녹색족 방송무리에게 팔아넘긴 사람들이다. 대한민국 인구의 90% 남짓 된다. 연예인들 핫이슈에만 관심을 보여 '빨강족'이라 이름 붙였다.

 

녹색족은 선전과 광고로 진실을 가릴 수 있다고 믿는 대한민국 1%다. 포클레인으로 4대강을 죽이면서도 '4대강 살리기 녹색성장'이라고 억지를 부린데서 유래하여, '녹색족'이라 부른다.

 

마침내 대한민국 방송은, 녹색족 재벌무리를 대변하는 CNNIJ(Cable Network News In Jungang:씨엔엔중앙방송)와 녹색족 사익추구무리를 옹호하는 SNNIC(Sankei Network News In Chosun: 산케이네트워크조선방송) 두 곳만 남는다.

 

"뭐? CNNIJ(씨엔엔중앙)와 SNNIC(산케이네트워크조선)방송국에 똥물을 뿌렸어!?"

 

보고를 받은 녹색족 종원씨는 뭔가 더 말하려다 짚이는 곳이 있다는 듯, 말을 삼킨다. TV와 신문에서 외면당한 빨강족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뉴스에 나오려고 테러를 서슴지 않는다는 정보를 받은 적이 있었던 터다. 사고현장에 출동한 방송국 카메라가 돌아갈 때, 자기들 주장을 적은 종이 몇 장을 흔들며 뛰쳐나와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을 속셈이다. 흥, 네 놈들 뜻대로 놀아 줄 수는 없지.

 

"방송보도 불가사건으로 처리하고 끝내! 사건을 저지른 놈들 모두 테러분자로 구속 시키고, 회장님 출근하시기 전에 119출동시켜 청소하고 소독까지 끝내도록!"

 

2009년 7월 22일. 대한민국 국회는'힘 있고 권력이 있어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법 가치 시스템 신념만 홍보하고 전달'하는 미디어 법을 날치기 통과시킨다. 국제사회와 약속한 '문화는 각 사회 생활방식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 가치 시스템 전통과 신념들을 포함한다'는 '문화 다양성에 대한 보편선언'마저 없애버린다. 2010년에는 끝까지 고군분투하던 MBC마저 넘어갔다.

 

대한민국은 가진 자들만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미디어법이 통과되자 "능력을 발휘하여 만든 재산을 과도한 세금으로 빼앗으면 이 사회에 경쟁력 있는 사람들의 의욕을 떨어뜨리고, 자살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뉴스가 앞을 다투었다. 방송 좌담회에 참석한 녹색족 전문가들은 "한국에만 남아있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상속세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며 열을 올렸다.

 

2012년 국회의원 선거 때는 출마자격을 글로벌하고 선진국 기준으로 바꿔야한다는 뉴스가 줄을 이었다. "글로벌 시대 대한민국 입법부를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한국사는 몰라도, 영어 정도는 유창하게 말해야 국익을 지킬 수 있다"며 19대 국회의원 출마자부터 '출마자 본인이 영어회화가 가능하거나, 유창한 영어회화 가능한 통역사를 365일 부릴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춘 자'란 새로운 출마자격조건을 더했다.

 

빨강족들은 ▷다양한 의견을 선택할 권한 ▷ 돈을 내지 않더라도 방송에 나올 수 있는 기회 ▷ 토론에 참석해 제의하고 주장하고 반론할 수 있는 방송뉴스권리를 녹색족에게 넘기고 단순하고 편안한 웰빙의 길을 택했다. 더는 빨강족 '삶'을 담은 뉴스나 드라마를 만날 일은 없게 되었다.

 

2039년 텔레비전 방송 편성표 2039년 서민의 삶을 전해주는 뉴스는 사라졌다. 오로지 자본이 선별해주는 소식만 들어야한다. 중요한 뉴스는 허가를 받거나 돈을 내야 볼 수 있다.
2039년 텔레비전 방송 편성표2039년 서민의 삶을 전해주는 뉴스는 사라졌다. 오로지 자본이 선별해주는 소식만 들어야한다. 중요한 뉴스는 허가를 받거나 돈을 내야 볼 수 있다. ⓒ 김시열

2039년, 뉴스가 사라지자 사람들은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을 나타내는 마음까지 함께 잊었다.


#사라진 뉴스#더 이상 공공재가 아닌 방송#언론자유가 사라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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