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에 온 듯, 시골 외가에 온 듯, 편안한 분위기다. '박명옥 영양돌솥밥'집이다. 주인장의 이름을 내걸고 운영하는걸 보면 영양돌솥밥에 관한한 나름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전남 장성 유탕리 신촌마을이다. 이 집은 마을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3천여 평의 터 안쪽에 전원주택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 여기저기 봄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주인장이 텃밭을 일구고 있다.
"들깨와 고추를 심을려고 시간 날 때 일구는 거예요. 한가할 때 쬐끔씩 해놔야 수월하제."식당으로 이어지는 아득한 길에는 붉은 철쭉과 노란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다. 푸들 '니키'가 외부손님을 경계하듯 짖어대더니 이내 반긴다.
"우리 집 개가 한 인물 하네."안채로 향하는 갓길 근처의 텃밭에는 하얀 무꽃이 활짝 피었다.
안채의 장독대에서 할머니가 쑥을 말리고 있다.
"쑥차 해먹을라고, 말린 쑥을 넣어서 끓이면 돼."전원주택처럼 아름다운 식당, 주변을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느덧 마음이 편안해진다.
자~ 그럼, 오늘의 메뉴는 주인장의 이름을 자신 있게 내건 '영양돌솥밥'이다. 두부와 김치, 부침개가 먼저 선보인다.
"이런 만남이 얼마나 좋습니까. 이런 날 술 한 잔 안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요."이곳을 소개한 서정철씨는 숟가락으로 맥주병을 펑펑 따며 한잔 술을 권한다. 분위기 탓일까, 오늘따라 술병 따는 소리가 유난히 크고 경쾌하게 울린다.
참기름에 버무린 깻잎무침, 금방이라도 텃밭으로 돌아가려 몸부림치는 싱싱한 상추무침, 노릇노릇 잘 구워낸 큼지막한 자반고등어... 다양한 반찬들로 식탁은 풍성하다.
영양돌솥밥은 1인분에 8천원이다. 밥을 살펴보니 현미와 밤, 대추, 인삼, 은행, 강낭콩, 완두콩, 검정약콩, 표고버섯 등 몸에 좋다는 콩과 버섯, 잡곡이 다 들어갔다.
"인삼, 표고버섯, 대추... 몸에 좋고 비싼 것은 다 들어가"
영양밥을 토하젓에 쓱쓱 비볐더니 그 맛이 별미다. 토하젓에 비벼낸 영양돌솥밥 한입에 그만 홀딱 반하고 말았다. 토하젓에 비벼 김에 싸서 그 위에다 묵은지 하나 턱하니 걸쳐 먹으면 와~ 탄성이 터져 나온다.
김봉선씨는 "다른 곳에서도 영양밥을 먹어봤는데 분위기 탓인지 여기가 더 맛있게 느껴져요"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돌솥에 참기름 바르고 불린 현미찹쌀과 갖가지 영양 많은 재료를 넣어 지어낸 영양돌솥밥이 입맛을 사로잡았다. 돌솥에 물을 부어 만들어낸 고소한 누룽지에도 영양과 고소함이 그대로 살아있다. 식도락의 즐거움을 느끼기에 영양돌솥밥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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