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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리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네요."

 

한명숙 전 총리가 기자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2일 오전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일자리 공약을 발표한 직후였다. 한 전 총리는 근처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그동안 언론 접촉을 꺼려온 점을 본다면 이례적인 자리였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했다. 언론 등과 스킨십이 약하다는 지적을 불식시키려는 듯 어조는 솔직했다. 한나라당 유력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본격적인 선거 행보가 시작 된 것이다. 

 

"오세훈 시장, 예전엔 말이 통했는데..."

 

 지난 30일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대학생 정치참여 선언대회에 참석한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연단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 30일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대학생 정치참여 선언대회에 참석한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연단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먼저 오세훈 시장에 대해서는 "사람이 변한 것 같다"는 직설적인 평가를 내놨다. 한 전 총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같이 하면서 말이 통했던 의원으로 기억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러나 당이 다르고 시장이 된 후 사람이 많이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며 "최근 토론회 때도 말투가 고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거만해졌다는 비판이 있더라'는 말이 나오자 "태도가 그렇게 보였다"며 "아무래도 사람은 대선 욕심이 있게 되면 변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전날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TV토론도 못하는 후보"라고 공격한 것에 대해서도 우회적인 유감을 나타냈다. 한 전 총리는 "그런 발언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도 "그럼 정몽준 대표는 토론을 잘 하나요"라고 되물었다. 

 

오 시장이 주도한 한강개발에 대해서는 "서울로 이사 온 후 한강변을 걸었는데 냄새가 심하게 났다"며 "겉만 번지르하게 했다"고 혹평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나라당의 개발 프레임이 아닌 민주당이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교육·복지 프레임으로 선거 구도가 짜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전 총리는 "원래 오 시장은 대형 프로젝트로 선거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최근 쟁점이 무상급식·무상보육 등 교육과 복지, 일자리 등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우리측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재판 받느라 5kg 정도 살이 빠졌다"는 한 전 총리는 검찰이 제기한 접대 골프 논란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동생들이 골프를 쳐서 몇 번 따라간 적이 있을 뿐 골프는 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좋아하는 축구선수는 브라질 호나우지뉴"

 

한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선수를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축구를 좋아한다, 2002년 월드컵 때부터 좋아했다"며 "개인적으로 브라질의 호나우지뉴를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그 선수가 이를 드러내고 웃는 것을 보면 운동을 한다기보다 축구를 즐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 전 총리로부터 "사람이 변했다"는 소리를 들은 오세훈 시장 측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오 시장 선거대책본부 이종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한 전 총리는 TV토론도 피하는 '은둔후보'"라며 "오로지 검찰수사를 최대의 선거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천만 서울시민은 TV 토론을 피하는 은둔 후보보다는 자신의 비전을 당당히 보여주는 후보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명숙#오세훈#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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