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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비리, 공천뇌물, 금품여론조사, 성희롱 전력이 있는 후보 공천 등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지역단체장 공천후보들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각 지역사회에서는 정당 중심의 지방자치가 각종 비리와 부정으로 얼룩지면서 지역주민이 바라는 가치를 실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정당 중심의 지방자치를 벗어나 지역주민과 더 밀접한 관계를 이루자는, 이른바 '동네정치'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지역주민이 선출한 '주민후보'를 내세운 풀뿌리좋은정치네트워크(풀뿌리네트워크)는 3일 서울 마포구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14개 지역, 예비후보자들의 공동정책을 발표했다.
"한나라당·민주당 후보 제치겠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여기 계신 후보들을 포함해 무소속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되는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전체 당선자 가운데) 비정당 무소속 후보가 98%나 된다. 전국적으로 좋은 무소속 후보를 내서 정당과 일대 결전을 해야 한다."
풀뿌리네트워크의 지방선거 예비 후보자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원순 변호사는 격려사를 통해 그동안 지방정치의 주축을 이룬 정당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중앙 정당들이 공천권을 행사해 놓고 지역에서 정책으로 도움을 준 적이 있냐"며 "(도움 준 적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나쁜 영향을 끼쳤다"고 질타했다. 그는 "여기에 모인 후보들이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풀뿌리네트워크는 정금채 경기도 군포시장 예비후보와 주향득 전남 나주시장 등 2명의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예비후보와 5명의 광역의원 예비후보, 14명의 기초의원 예비후보 등 총 21명을 소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수도권 지역에 출마한 7명의 후보가 참석했다.
경기도 군포시장으로 출마한 정금채 예비후보는 "낡고 부패한 정당들의 정치독점을 막고, 주민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존 정치세력들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애 서울 관악구 구의원 예비후보는 "이번 출마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도전"이라며 "주민들과 함께 아름다운 도전을 아름다운 승리로 만들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또 도봉구 구의원으로 출마한 이창림 예비후보는 "당선을 위해서는 1만 표가 필요하다"며 "꼭 1만 표를 얻어 한나라당·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당히 1등으로 당선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풀뿌리네트워크의 유일한 재선 도전자인 서형원 과천시의원은 "어제(2일) 저녁 유신헌법 이후 어떤 투표도 하지 않은 지역주민을 만났다"며 "그분이 다시 투표하게 하는 게 제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기 있는 후보들 때문에 다시 투표하게 됐다는 주민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다른 후보들을 격려했다.
풀뿌리네트워크 후보들이 약속하는 7가지 좋은 정책
각자 출마의 소감을 밝힌 후보들은 한자리에 나와 공동정책인 '7대 좋은 정책'을 발표했다. 풀뿌리네트워크는 "개발주의식 정책이 아니라 지속가능하고 삶의 질을 보장해줄 수 있는 사람과 이웃 중심의 생활의 정책"이라고 소개했다.
'7대 좋은 정책'은 ▲ 걸어서 10분, 동네마다 '작은 도서관' 설치, ▲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 민간어린이집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전환, ▲ 우리 동네 4대강 사업 반대, ▲ 투명하고 민주적인 지방자치 개혁, ▲ '아동·청소년인권 및 참여조례'의 조속한 제정, ▲ 시민이 직접 예산을 편성하는 '주민참여예산' 실시이다.
공약 발표를 마친 후보자들은 '당선이 되면 이렇게 활동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서약식을 진행했다. 서약엔 자치단체장에 당선되면 '주민 입장에서 행정을 할 수 있도록 인사 혁신'을 하겠다는 것과 '각종 위원회에 여성 참여 50%까지 확대 및 20대 참여 보장', '단체장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영수증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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