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최초의 수도권 기초단체장 탄생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인천 남동구청장 선거구가 한나라당 경선에서 불거진 여론조사 위법성 여부로 인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인천시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지난 달 30일 최병덕 후보자와 강범석 후보자를 각 각 남동, 서구청장 후보로 추전했다. 한나라당 중앙당 공심위도 두 후보자를 구청장 후보로 3일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하지만 최 후보자와 함께 인천 남동구청장 당내 경선에 참여한 한나라당 강석봉 예비후보자는 법원에 '공천(경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4일 제출했다.
한나라당 남동 구청장 후보자 선출은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강 후보자는 "동일 기간에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가 무려 20% 가까이 차이가 나고, 최 후보자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 여론 조사과정에서 후보자간 합의한 사항이 깨졌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선거를 한 달도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 들이게 되면, 한나라당 후보와 민노당 후보의 양자 대결 구도로 진행되고 있는 인천 남동구청장 선거는 안개 속에 빠져 들게 된다.
인천 남동구청장 경선, 불공정 여론조사 논란
강 후보자는 A 여론조사 기관에서 500샘플, 최병덕 후보자는 B 여론조사 기관에서 500샘플의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우세한 후보자가 공천을 받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A 조사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와 최 후보자는 각 51.4%, 48.6%로 지지 결과를 받았으나, B 조사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는 강 후보자와 최 후보자는 각 41.8%, 58.2%로 최 후보자 16.4%로 우세한 지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두 여론조사 기관이 동일한 기간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의 편차가 19,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여론 조사의 일관된 경향성이 없어, 조사에 신뢰성에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두 후보자가 질의 항목수를 3개로 합의했으나, 최 후보자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B 조사 기관은 합의를 깨고 질문 한 개를 추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B 조사 기관은 후보자를 선택하지 못 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그래도 굳이 선택한다면 누구를 선택 하겠는가'라는 추가 질문을 했다.
이와 관련, 강 후보자는 "후보자를 선택하지 못 했던 응답자들은 야당 지지층이거나 정치 무관심 층이 대부분인데, 위 응답자들의 선택을 강요함으로 '역 선택'과 '동일 여론조사 경험'의 이점을 가지고 있는 최병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법원에 공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여론조사에서 '역 선택'은 상대 당 지지자들이 해당 당의 강세 후보자를 회피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후보자를 선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외에도 지난 달 19일 여론조사가 마간된 후 약 1시간이 지난 오후 11시경부터 남동 구민을 대상으로 '최병덕 예비후보 압승, 최병덕 예비후보 23% 우세 결정, 최병덕 예비후보 16% 우세결정' 등의 내용이 담긴 문제 메시지가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전송 돼 논란이 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식 발표 전에 이와 같은 문자가 발송된 것이다.
강 후보자 측은 "여론조사 업체 관련자와 최 후보 사이에 유착관계 및 사전 정보유출 등의 담합 등의 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B 여론조사 기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한나라당 현역 국회의원, '친척' 문제에도 불구, 공심위원으로 참석해 논란
강 후보자는 여론 조사 경선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 인천시당에 이의를 제기했고, 시당에서는 중앙당으로 이를 이첩했다. 또한 지난 달 26일 공심위에도 재심 청구를 하였으나 마찬가지로 반려됐다. 그러다 인천 공심위는 지난 달 30일 최 후보자를 남동구청장 후보로 공천을 확정했다.
이날 공심위는 강 후보자의 이의 신청 수용 여부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지만, 공심위원들은 합의를 보지 못 해 투표를 통해 이의 신청 여부를 결정했다. 이의 신청을 받아들이자는 의견은 6표가 나온 반면, 반대 의견은 7표가 나왔다. 인천시당 공심위는 강 후보자의 이의 제기를 수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 후보자와 친인척 관계에 있는 현역 국회의원이 공심위 표결에 참석한 것으로 뒤 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최 후보자와 친인척 관계에 있는 J 의원은 인천시당 공심위원으로 참여했으며, 30일 공심위 회의에도 참석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J 의원의 '친척'이 최 후보자인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결국 투표 과정에서 최 후보자의 친척인 J 의원이 참석하지 않았다면, 투표 결과가 달랐을 수 있다는 주장이 일부 한나라당 지지자들 사에서 나와 논란이 제기된다.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장금석 사무처장은 "문제가 된 사항에 대해 친척이 투표에 참여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정치 형태로 보인다"면서, "J 의원이 합리적인 정치인이라면 자신과 이해 관계가 있는 표결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J 의원 측 관계자는 "친척은 맞지만 공심위원 자격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공심위원회 활동을 했고, 친척이 출마한다고 공심위에서 빠지고 안 빠지고 하는 시각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민노당 후보가 나와 경선만 통과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보니 경선 과정을 수용하지 못 하고 반발하는데, 이미 공심위를 통과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선거 앞두고 창간된 언론사가 '범야권단일후보' 죽이기 나섰다"
민노당 최초 수도권 기초단체장 탄생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인천 남동구청장 선거에 불법 여론조사가 동원돼 민노당 후보를 죽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민노당 측은 지나 달 26일 제5회 지방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창간 발행된 'N 언론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민노당 배진교 남동구청장 후보자 측은 N언론사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N언론사는 지난 달 19일 여론조사 기관인 D사 의뢰해 남동구청장 선거 여론 조사를 실시해 공표했다
N언론사는 '남동구청장 한나라당 후보 독주체제'라는 제하로 D사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로 '지지율이 40% 이상 차이가 난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D 사에 의뢰한 여론 조사 결과가 한나라당 후보자에게 유리한 표본에 가중치를 두고, 조사를 진행해 언론을 통해 결과를 발표 돼 논란이 되고 있다.
배 후보자 측은 "지난달 26일 N언론사를 방문, 여론조사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성별, 연령대, 동별 등 전 계층을 대표하는 표본 추출이 아니라 50-60대 층을 위주로 조사해 한나라당 후보측이 유리하게 여론조사를 조작, 발표한 것을 확인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공직선거법 따르면 여론조사 공표 시 표본 특성에 대해서 공개해야 함에도 N언론사가 이를 지키지 않고 공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민노당 배진교 후보 캠프 관계자는 "6.2 지방선거를 불과 한 두 달 앞에 두고 창간된 N언론사가 한나라당 후보자에게 유리하게 여론 조사를 실시, 이를 종이 신문과 인터넷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해 한나라당 후보자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했다"면서, "인천 남동구청장 선거는 불법 여론 조사로 인해 혼탁한 선거가 되고 있고, 이는 공히 특정 한나라당 후보자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는 만큼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N 언론사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해당 여론조사 기관에 위탁한 사업으로 일부 계층에 표본이 몰려 있는 것은 일부 사실이나, 대단이 몰려 있는 것도 아니었고, 성별, 지역 등은 표본이 공정하게 할당 됐다"면서, "검찰에 고발된 사안인 만큼 수사를 지켜보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며, "민간한 시점이라 여러 사안과 함께 엮어서 후보 측에서 민감하게 받아 들이는 거 같은데, 우리는 떳떳하게 여론조사를 진행해 공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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