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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국 "이동관 수석이 직접 사면복권 제의했다"
ⓒ 황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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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7일 0시 10분]

지난 3월 23일 '봉은사 외압' 기자회견을 했던 김영국(전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씨가 "회견 전날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부터 직접 기자회견을 하지않는 대가로 사면복권 제의를 받았다"고 6일 밝혔다.

이동관 수석은 자신이 김영국씨와 전화통화에서 기자회견을 하지 말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밝힌 명진 스님(봉은사 주지)에게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고,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이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이 수석은 또 그동안 "김영국씨와 전화통화를 한 일이 없다"고 말했지만, 김씨는 "이 수석과 짧은 시간이나마 직접 통화를 했고, 문제의 발언을 들었다"고 맞서고 있다. 김씨의 이같은 증언은 명진 스님의 주장이 진실에 부합하다는 것을 밝힌 것이어서 양측의 진실게임에 중대한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씨는 6일 오후 경찰 조사를 마치고, 서울 종로구 불교자주실천운동본부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한겨레>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씨가 "봉은사 외압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기 전 청와대의 무마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한 이후 가진 언론 인터뷰는 처음이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지난 3월 22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대통령직속기구 직원 A씨(전 청와대 행정관)로부터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는 회유를 받은 정황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당시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과 직접 통화를 했으며, "'(이 수석으로부터) 사면복권 안 되셨다면서요? A랑 얘기해서 잘 해결해봅시다'라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확인했다.

김씨와 이 수석의 통화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A씨(전 청와대 행정관)는 이날 "VIP에게 보고해야 하니 빨리 대답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VIP는 청와대의 전·현직 직원들은 물론 정치권 인사들이 '대통령'을 지칭하는 은어. 김씨의 기자회견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이명박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하는 대목이다.

김씨는 이어 "A씨가 그날 자리에 있던 일행에게 '기자회견 하지 않고 잠적하면 비용을 다 대주겠다', '형을 뒷조사한다고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거요?'라는 말을 했다"면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A는 그런 말을 할 만큼 힘이 있는 위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김씨의 기자회견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A씨의 상부로부터 나왔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청와대 외압설을 두고 논란이 더 거세질수 있는 부분이다. 

김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6일 저녁 이 수석의 입장을 들어보려고 하자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명진 스님이 사실 관계를 바로잡아주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입장에서 변화는 없다"며 "조사가 끝난 뒤 사실 관계가 밝혀지지 않겠냐"고 답했다. 또 A씨에게도 반론을 듣기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김영국(전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씨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운동 불교자주실천운동본부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김영국(전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씨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운동 불교자주실천운동본부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 황혜정

<오마이뉴스>는 김씨의 전언을 토대로 지난 3월 22일 광화문 카페에서의 대화록을 재구성했다.

A: (김영국을 보자마자) 형, 어쩌려고 하냐? 청와대고 한나라당이고 난리가 났다.
김영국: 내가 기자회견하는데 왜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난리가 나냐?
A: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근처에 있다. 전화할 테니 만나서 얘기하자. 사면복권도 안 되어 있는데 어쩌려고 하냐?
김영국: 이 수석이 여기를 왜 와? 내가 너 만나러 왔지, 이 수석 만나러 왔냐? 그리고 사면복권이 이거랑 무슨 상관이야?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술이나 먹자.

A: 한나라당 김효재·조해진 의원이 낮에 형에게 계속 연락해도 통화가 안 된다고 하더라. 한번 통화 해봐라. 고흥길 의원도 연락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
김영국: 고 의원은 내가 모신 분인데 한번 전화해야지.

A: (통화시도) 의원님이 전화 안 받으시네.
김영국: 전화번호가 찍혔으니 전화 주시겠지.

A: 형, 기자회견 하지마라. 형에게 득될 게 뭐가 있소? 기자회견 하지 않고 잠적하면 비용도 다 대주겠다.
김영국: 네가 무슨 돈이 있고 힘이 있다고 그러냐? 아까 이동관 수석을 부른다고 하더니 이 수석이 그 얘기 하려고 오는 거냐?

A: (누군가와 밖에서 통화한 뒤 들어와서) 형을 뒷조사한다고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거요?
김영국 : 누가 그러든? 이동관 수석이 그런 말을 했냐? (김씨는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A가 이동관 수석 얘기를 하길래 나로서는 이 수석이 한 얘기로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A: 둘이 따로 얘기합시다. (김영국을 다른 테이블로 데려감)
김영국: 내 기자회견 막으라는 임무를 맡은 것 같은데 너도 참 골치 아프게 됐다. 정 그렇다면 이동관 수석에게 오라고 해라. 네가 책임 면할 수 있도록 이 수석에게 직접 얘기하겠다.

김영국과 A가 함께 카페 밖으로 나간 뒤 A가 이 수석에게 통화 시도.

A: 이 수석이 형을 기다리다가 다른 사람들과 술자리를 하느라 빠져나가기 어렵다고 한다. 전화 연결할 테니 통화 한 번 하시죠?
김영국: 김영국이라고 합니다.
이동관 수석 : A로부터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사면복권 안 되셨다면서요? 그거 A랑 얘기해서 잘 해결해봅시다.
김영국:  (이 수석이 '사면복권' 얘기를 꺼내자 기분이 상함) 기자회견이랑 사면복권이 무슨 상관이라고 그런 얘기를 하십니까? A 랑 얘기할께요. (김영국, 인터뷰에서 "이 수석과의 통화가 대략 15초 정도 진행됐다"고 밝힘)

김영국: (먼저 자리로 돌아옴. A가 뒤늦게 따라 들어옴) 도대체 네가 무슨 얘기를 했길래 이동관 수석이 사면복권을 운운하냐? 선배가 그런 식으로 모욕당하는 게 좋아? 이 수석이 나를 언제 봤다고? 나는 자존심도 없냐? 내가 사면복권시켜달라고 하든? (김영국은 인터뷰에서 "동석한 3인 중 1명이 A 와 심한 말다툼을 했다"고 밝힘)
A: (잠시동안 아무 말 안 하다가) 형, 그래도 기자회견은 안 돼요. 지금 VIP에게 보고해야 하니 빨리 대답해달라.

김영국: 네가 청와대 직원도 아닌데... 이게 VIP에게 보고할 사안이냐? 이런 걸 왜 VIP에게 보고해? 네가 이런 것도 챙겨? 이동관 수석과 그런 얘기하고 들어왔냐?
A:  VIP가 형을 잘 알잖아요? 관심이 있으니까 그런 것 아닌가? 지금 기다리고 있대요.

김영국: (동석한 3인을 보내고 A와 독대) 이 수석에게는 내가 내일 기자회견 안 한다고 보고해라. 최종확인은 내일 아침 10시에 하겠다고 말해라.
A: 그 말은 기자회견 한다는 얘기 아니요?

김영국: 그래, 결국 그 말이다. 너는 기자회견 막겠다는 임무를 맡고 온 게 아니냐? 내일 나와 통화한 직후에 이 수석에게는 '기자회견 한다고 합니다. 어제는 분명히 안 한다고 하더니... 그 선배가 그럴 줄 몰랐다'고 내 욕을 해라. 내가 너에게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이동관 수석은 지난달 6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일 집에 들어가는 길에 '중간에 연결해준 친구'(A씨를 지칭)로부터 '내가 김영국씨를 만났는데, 내일 기자회견 안 하겠다고 합니다'라는 전화를 받고 '그렇다면 잘된 일이다'고 하고 끊었다"고 밝힌 바 있다.)


#조계종#봉은사#김영국#이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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