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라고 했을 때 생각나는 것들 중 하나가 '낚시'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한강의 둔치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서 세월을 낚는 강태공이 되어본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 되는데요, 월척이 잡혔을 때의 그 손맛이란! 그렇습니다! 이미 눈치 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번에 소개 해 드릴 한강의 모습은 바로 '낚시'입니다.
하지만 196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며 한강의 상하류에 신곡, 잠실의 두 수중보가 생긴 이후에야 한강에서 낚싯대를 이용한 대낚시가 쉽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 분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수중보가 생기지 않고 물살이 빨라 여울이 많이 형성되었던 과거에는 대낚시를 하기엔 어려운 환경이었죠. 그렇다면 그 옛날 많은 사람들이 한강에서 어업에 종사하며, 매일 어시장이 열렸었던 한강에서는 어떻게 낚시를 했을까요?
자, 우선 옆의 그림을 보실까요. 이 그림은 조선후기의 유명한 화가인 정선(鄭敾, 1676~1759)이 그린 진경산수화, 양천팔경(陽川八景)의 한 곳인 소유정입니다. 현재 구암공원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졌지만 1986년도에 올림픽대로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탑산 절벽 아래까지 강물이 흐르고 2개의 바위가 솟아올라 그림처럼 아름다운 절경을 이루고 있어 시인들의 단골 시제였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그림 아래쪽에 쪽배를 띄우고 세월을 낚고 있는 강태공들이 있습니다. 낚싯대가 아닌 이상한 물건을 들고 있다고 해서 '낚시가 아닌 연날리기를 하려고 강에 온 게 아니냐!'는 분도 있겠는데요, 이것이 바로 '견지낚시'입니다.
견지낚시는 약 500년의 역사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 전통의 낚시법입니다. 대낚시는 유속이 빠른 여울에서는 어렵지만 견지낚시는 여울에 특화된 낚시법이죠. 아낙네들이 쓰던 얼레인 '견지'를 낚시도구로 탄생시킨 선조들의 창의력이 대단하게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특히 파리채만한 견지를 통해 느껴지는 손맛은 일반 낚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중독성을 제공해 주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낚시법이기도 합니다. 낚시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서민들의 생활과 세월을 낚을 줄 아는 선조 강태공들의 진정한 풍유가 고스란히 담긴 우리 고유의 낚시법! 자, 어떠신지 정말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오늘 밤은 황포 돛배에 앉아 복원된 한강의 절경을 배경삼아 견지낚시를 하는 꿈을 꿀 것만 같은 느낌! 엇, 저만 그런 게 아니라고요? 그럼 모두 월척을 낚으러 가보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