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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기름유출사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희생자 가족들이 국가와 삼성중공업, 허베이스피리트유조선회사 등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2일 유가족 가모(64)씨 등 4명은 서울중앙지법에 "태안 기름유출사고로 양식업과 어업, 요식업 등에 종사했던 피해주민들이 기름사고로 인한 충격과 좌절, 생활고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사고발생과 책임, 대처 등에 미흡했던 국가와 삼성중공업 등은 유가족들이 입은 정신적인 피해 등을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의 소송을 대리하는 박찬종, 장기욱 변호사는 "희생자들은 어업 또는 횟집  등에 종사하며 생계를 유지해 왔는데, 원상회복과 피해보상 등에 대한 의문으로 깊은 좌절과 충격에 휩싸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특히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모씨는 피해주민 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중 삼성중공업이 서울고법에 책임을 56억원으로 한정하는 판결이 받아들여지자 격심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소송은 사고발생 후 만들어진 '태안 특별법'을 제정한 국회와 56억원만 책임지겠다는 삼성중공업, 관리 소홀의 유조선회사, 재난관리책임을 다하지 않은 국가 등에 대해 피해어민들의 처절한 절규라고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찬종 전 의원은 지난 2월 26일 기름유출사고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성모씨의 영결식이 열린 태안군청 앞 광장을 찾아 조문을 하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자살한 피해주민의 유가족들을 대신해 위자료 청구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안 기름유출사고와 관련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 책임제한 개시신청을 접수한 신고건수는 총 12만6000건으로 3조5500억 원의 피해금액이 신고된 상태이다.

또한, 피해주민들이 정부와 삼성중공업, 현대오일뱅크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현재 1년 6개월이 넘도록 계류 중에 있으며, 같은 해 제기한 생계비지급 가처분 신청도 속행되지 못하고 답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