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공천에 불만을 갖고 '특단의 조치'까지 거론하던 김용서 수원시장이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수원시장은 13일 오후 '보도문'을 내어 한나라당의 수원시장 공천에 대해 "국회의원 몇 명이 야합해 공천을 사천으로 만든 전형적 결과물"이라 비판한 뒤, 6.2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인지도는 물론 지지도까지 1위를 차지했던 김 시장은 3선 도전이 유력시 됐으나 한나라당의 공천에서 심재인 전 경기도청 자치행정국장에게 밀려 쓴잔을 마셨다.
이와 관련 김 시장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인 지방자치 선거에서 온갖 야합과 권모술수가 판을 치고 사천이 자행된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저 자신이 그런 일을 겪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수많은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와 성원에도 이런 결과를 얻게 된 것도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했다.
김 시장은 "많은 시민이 이번 일로 당혹과 혼란에 빠졌으며 각계각층 지지자들은 무소속 출마를 강하게 권했다"면서 "저 또한 지난 8년간의 시정 성과를 일부 국회의원이 아닌 시민에게 평가받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심사숙고한 끝에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무소속 출마를 접게 된 이유와 관련 "저의 무소속 출마가 저를 아껴주시는 여러분에게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했기 때문"이라 설명한 김 시장은 "이번 공천으로 인한 수원 지역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시민의 뜻을 멀리 하고 밀실 공천에 가담한 핵심 당직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지방자치가 국가권력에 예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시민의 사고와 전혀 다른 생각으로 국회의원으로서의 권력만 추구하며 단체장 공천권을 휘두르는 지방선거의 정당 공천제는 마땅히 폐지돼야 합니다."
또한 김 시장은 "수원시민과 한나라당을 위해 힘과 어떤 중상모략에도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지역상황을 성실하게 알리고 끝까지 노력해준 지역 국회의원에게 이 글을 통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은 "지난 8년 간 추진하고 계획했던 사업들 가운데 미처 마무리 못한 일을 후임 시장님께서 잘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한 뒤 "남은 임기 동안 시정에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김 시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한나라당 공천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하자 지역 정가에서는 심재인 한나라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 또는 제3의 후보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3일 오후 4시50분 현재 선관위에 등록한 수원시장 출마자는 심재인 한나라당 후보(전 경기도청 자치행정국장), 염태영 민주당 후보(노무현 전 대통령시절 청와대 비서관), 유덕화 진보신당 후보, 신현태 무소속 후보(전 국회의원), 이윤희 무소속 후보(삼호아트센터 이사장) 등 모두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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