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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대전시장 선거에 이어 또다시 '리턴매치'를 벌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와 자유선진당 염홍철 후보가 이번에는 도시개발 우선순위를 놓고 이견을 나타냈다.

 

즉, 원도심재생을 위해 '도안지구 2-3단계 사업'을 연기해야 한다는 박성효 후보와 이를 연기할 게 아니라 '주택공급 중심'이 아닌 '사회적 인프라 중심'의 개발로 대전의 먹을거리 창출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염홍철 후보가 엇갈린 의견을 내고 있는 것.

 

대전시는 전체 1540만 제곱미터에 약 15만 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도안신도시 개발, 이른바 서남부권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1단계 사업이 2011년까지 611만 제곱미터의 면적에 인구 6만 5000명을 수용하는 계획으로 진행되고 있다.

 

박성효 "원도심재생이 우선, 도안지구 2-3단계 개발 2016년까지 순연"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와 관련, 박성효 후보는 13일 오후 3시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안지구 2-3단계 개발사업 시행시기를 현재 2011년 이후로 되어 있는 것을 2016년 이후로 전면 순연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장우 동구청장 후보·이은권 중구청장 후보와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박 후보는 "도안지구 2단계는 현재 건축법에 의해 개발행위가 제한되어 있고, 3단계 지역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시가화 조정구역으로 개발행위가 장기간 제한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연이은 도안지구 2단계 사업의 시행으로 기존시가지, 곧 원도심재생사업의 표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따라서 도시 전체적인 면을 고려할 때 도안지구 2-3단계 개발은 원도심 재생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때까지 연기하는 게 합리적"이라면서 "지금 대전에서 신도시 개발보다는 원도심 재생사업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2-3단계 개발이 지연될 경우, 도안지구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런 부분도 시장이 잘 해결해야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도시 전체의 균형 있는 발전"이라면서 "다만, 피해를 보는 주민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해 적절한 대처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이은권 중구청장 후보는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구도심 지역을 먼저 배려한 박성효 시장 후보의 정책에 적극 공감하고 환영한다"고 말했고, 이장우 동구청장 후보도 "도시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신도시를 만드는 것보다 원도심의 주거환경여건을 개선하는 게 맞다, 남는 땅에 아파트 만들어 팔아먹느니 차라리 대전의 미래를 위해 남겨 놓는 게 낫다"고 말했다.

 

염홍철 "도안지구 개발, 인프라 중심의 도심 공간으로 재창조"

 

 자유선진당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
자유선진당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 같은 박성효 후보의 견해와는 달리 자유선진당 염홍철 후보는 도안지구 2-3단계 개발 순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염 후보는 박 후보보다 1시간 앞선 이날 오후 2시, 자유선진당 대전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는 어제 열린 토론회에서 도안지구 2단계 사업을 조기에 실시하면 원도심 재생사업에 차질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후보는 도안지구 개발이 원도심재생사업의 수요를 줄어들게 해 사업이 어려울 것이라고 하지만, 원도심의 재개발사업은 현지 주민들의 재정착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약간의 영향은 있을 수 있어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염 후보는 또 이날 보충 보도자료를 통해 "도안지구 2-3단계 개발은 도심 공간의 효과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막연하게 개발을 미루는 것만이 해결책이 아니"라면서 "시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도안지구 개발이 주택공급 중심으로 이루어질 경우, 주택공급 과잉은 물론 원도심 공동화를 부추기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우려는 저 또한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내용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상세 계획은 이미 발표한 정책공약에 잘 표현되어 있다"면서 "저 염홍철이 구상하는 도안지구 2-3단계 개발방향은 주택공급 중심이 아니라, 대전을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도시로 만들기 위한 각종 인프라를 확충하는 공간으로 재창조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는 도심 재개발 혹은 재건축을 통한 주거환경개선은 기본적으로 추진해야 할 현안이며 이외에도 도심에 사람이 많이 모여들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사실관계는 명확히 해야"... 박 "책임전가는 치졸한 짓"

 

이러한 도시개발 우선순위 공방은 두 후보 간의 거친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염홍철 후보는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박성효 후보가 어제 토론회에 이어 오늘도 3시에 도시 재개발사업과 관련해서 문제제기를 한다고 얘기를 들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며 "박 후보는 마치 제가 재개발사업지구지정을 너무 남발해서 현재 이를 수습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하는데, 이는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재개발사업 기본계획을 세우고 시장에서 물러났고, 202개의 재개발지구를 지정한 것은 박 후보가 시장으로 취임한 이후"라면서 "누구의 탓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실관계는 명확히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또 "어제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재개발사업과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혼동하고 발언하는 것 같았다"면서 "그는 마치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자금사정이 어려워 재개발이 어려운 것처럼 말했는데, 그것은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LH가 하는 것은 주거환경개선사업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성효 후보는 더욱 거칠게 반응했다. 박 후보는 "참 이상한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하지도 않은 기자회견에 대해 먼저 내용을 알고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박 시장에 앞서 기자회견을 한 염 후보를 공격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유선진당은 우리보다 우리 캠프 사정을 더 잘 아는 것 같다, 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재개발지구지정' 공방에 대해 "저는 시장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어느 누구에게 특히 부하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한 적이 없다"면서 "지휘관은 깨끗해야 한다, 비리에 물든 부끄러운 과거가 있다면 모두 오픈해야 한다, 어떤 일에 대해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조직 내에서 가장 치졸한 짓"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염홍철 후보가 대전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박성효 후보가 기획관리실장과 정무부시장을 역임했기에 이 같은 두 후보 간의 '책임공방' 및 '감정싸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대전시장 선거#박성효#염홍철#도안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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