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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범야권 단일후보들이 20일 오후 천안함이 북한 어뢰 피격으로 침몰했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천안함 사건을 선거에 악용하려 든다"고 비판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전원의 처벌을 촉구했다.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안보범죄를 저지르고도 사죄는커녕 이를 다가오는 6.2 지방선거에 이용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저의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의 오늘 발표가 사실이라면 당시 우리 군은 한미군사합동작전 중이었음에도 북한군이 우리 영해에 잠입하여 들어오는 것도, 초계함을 격침하는 것도, 도주하는 것도 파악하지 못했단 말"이라며 '국가 초유의 안보불능 사태'라고 규탄했다.

 

정부의 조사 결과 발표를 100% 신뢰하더라도 애초 북한의 침투·공격을 막지 못하고 침몰 55일이 지나도록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은 근본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책임이란 지적이었다.

 

▲ 한명숙-유시민-송영길 "국민께 사죄하고 책임자처벌하라"
ⓒ 황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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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일 앞두고 대국민담화 발표? '천안함', 선거 악용 말라"

 

후보들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우리는 이 같은 안보위기를 본 일이 없고, 단 한 번도 북의 도발에 패전한 적이 없다"며 "이번 참사로 이명박 정권의 안보무능, 무책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정부는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날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등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에 더해 이명박 대통령은 투표일을 얼마 앞두고 천안함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겠다고 한다"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국가를 지키다가 숨져간 46명 장병들의 영혼을 달래지는 않고 선거에만 악용하려는 추악한 작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천안함 사태로 드러난 국가 안보시스템의 붕괴에 대한 책임도 함께 물었다. 

 

후보들은 "정권의 병역 기피 인사들이 이름뿐인 안보대책회의에서 탁상공론만 일삼는 동안 국가의 안보 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무너졌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며 "군 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참사의 모든 책임을 통감하고 희생 장병들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군율은 패퇴한 것보다 경계에 실패한 것을 더 엄하게 문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국방장관, 국정원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합참의장 등 책임자 전원을 군사법원을 열어 군 형법에 따라 즉각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유시민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 용서받을 수 없어... 엄중한 법의 심판 받아야"

 

유시민 후보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은 적전(敵前) 지역인데도 적의 잠수함이 NLL를 10km 이상 내려와 초계함에 접근하는 것도 몰랐고 어뢰가 근접하는 시간까지도 소나를 탐지하는 데 실패했다"며 "군 형법 35조를 봐도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있지만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이어, "국민의 정부 시절엔 싸워서 승리했고 참여정부 땐 문무대왕함 등을 배치해 싸우지 않고도 이겼다"며 "안보에 유능하다던 이명박 정부 하에서 군의 역사에 없던 참혹한 패배를 당했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역사상 없던 참혹한 패배를 당하고도 군 형법에 의해 다스려져야 할 사람들이 조사해서 자랑스러운 것처럼 발표하는 현실이 참담하다"며 "대통령은 패전의 책임을 지고 희생장병과 유족들에게 사죄하고 정부와 군 관련자들은 전부 직을 사임하고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영길 후보도 "이 사건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때 발생했다면 보수언론과 보수단체는 정부에 맹공을 가했을 것"이라며 "경계에 실패해 이런 철저한 패배를 당하고도 누구도 제대로 사과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게 진주만 공격 때처럼 휴가 중에 공격 받은 것도 아니고 한미합동해상훈련, 즉 키리졸브 훈련 중에 일어났고 천안함이 작전기동을 하는 중에 일어난 일"이라며 "함수·함미를 건지는 것도 물살이 세서 여러 날이 걸리는 곳에 북한 소형 잠수정이 침투해 초계함을 한 방에 격파하고 돌아가면서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다면 심각한 안보위기상황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송 후보는 또 "그럼에도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 현장을 겁도 없이 그냥 갔다"며 "국가 안보재난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대책 없이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관계만 고조시켜선 안 된다, 지금 전쟁하자는 것인가"라며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서해 5도 주민들의 생계에 대한 대책도 함께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천안함, #지방선거, #한명숙, #유시민, #송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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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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