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씨는 봉하마을을 떠나기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국화 한송이를 올렸다. 떠나는 그에게 사람들은 "고맙다"며 손을 잡거나 등을 토닥였다. 우비 없이 1시간여 동안 쏟아지는 폭우를 맞았던 그의 검은 색 정장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졌다.
김제동씨는 23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노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 사회를 맡아 무대에 섰다. 그의 가슴에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뜻의 노란 리본이 달렸다. 그는 1년 전,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도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제 사회를 맡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었다.
이날 김제동씨는 침통한 표정으로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그리움을 토해냈다. 김씨는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쉽지만 동반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높은 곳에서 내려와 어깨를 걸고 같이 걸어주고 뒤에는 아무도 남겨두지 않는 동반자였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 노무현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우리와 발을 맞추고 눈높이를 맞추던 동반자 노무현을 기억한다"고 애도했다.
김씨는 또 내리는 폭우로 부엉이바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보면서 "저 물길이 바다를 포기하지 않듯이 여러분들이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그분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제동씨는 깨어 있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행동도 촉구했다. 그는 "여러분 개개인의 삶이 역사라는 노 전 대통령의 말처럼 여러분은 그 역사 속에서 그 분과 함께 비를 맞고 있다"며 "벽을 허물고 닫힌 문을 열고 나아가서 참여해야 한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연대가 자랑스런 우리의 역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