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경남도지사 선거 유세 과정에서 지역 건설사업 추진을 약속한 뒤, 여당 후보가 선거에서 질 경우 해당 사업을 취소하겠다고 23일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청년층 유권자를 "아새끼"라고 지칭하면서, 노골적으로 특정 계층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김두관 무소속 후보가 이달곤 한나라당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곳이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경남지역 지원유세를 위해 함안군 칠원면을 방문, 함안군수 한나라당 후보의 유세장에서 찬조연설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이 정말 기대하고 있는 창원과 칠원을 연결하는 천주산 터널, 이게 돈이 얼마나 들어가든 제가 원내대표 재임 중에 반드시 확정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이어 "그런데 만약에 이번 선거 결과, 이 지역에서 한나라당 이달곤 도지사가 김두관 후보에게 지면 이거 다 취솝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라고 덧붙였다. 지역 숙원사업 해결을 대가로 이달곤 한나라당 경남도지사 후보 지지와 함께, 만약 '이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으면 숙원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

천주산 터널은 칠원면과 창원시 소계동을 잇는 7.45㎞ 길이 1200억원의 규모의 대규모 공사로, 현재는 사업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삼칠(칠원·칠북·칠서면)지역 주민들에게는 창원으로의 원활한 소통과 함께 지역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사업이지만, 막대한 공사비와 효용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김 원내대표가 국회의 예산배정과 행정부의 지방교부금 규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절대 대수 여당의 원내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권자들에게는 '빈 말'로 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큰 발언이다.

청년층 유권자 지칭하며 "아새끼" 비하 논란...공군엔 "지랄하고 자빠져"

이날 김 원내대표는 또 청년층 유권자들을 일컬어 '아새끼'라는 표현을 사용, 젊은 투표층에 대한 비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군 의회 의원 투표에서 한나라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면서, "지금 기초의원이 가 나 다로 돼 있습니다, '가'는 다 당선되게 돼 있습니다, 여러분들 아버지는 '가' 찍고, 엄마는 '나' 찍고, 아새끼는 '다' 찍도록 여러분 훈련 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함안군 가 선거구에는 한나라당 군의원 후보가 3명 출마했는데, 기호는 '1-가' '1-나' '1-다'다.

'아새끼'는 '아이 새끼'를 줄인 말로, 경상도에서는 '어린 아이'를 지칭하거나, 타인을 낮춰부르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투표할 수 있는 이는 '선거일 기준 만 19세 이상'이기 때문에 김 원내대표가 말한 '아새끼'는 이 지역 청년층 유권자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이날 '지난 정권 동안 국가 안보가 취약해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하늘로! 우주로!'라는 공군 슬로건을 "지랄하고 자빠진 것"으로 비하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국방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북한이 대한민국 주적으로 돼 있는데,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선결조건으로) '그거 삭제해라, 그거 안 하면 안 만나 주겠다'해서 우리나라 국방백서에 대한민국 주적이 북한이란 것을 삭제시켜버렸습니다"라며 "주적이 삭제되니까 우리나라 공군들이 북한을 향해 훈련하다가 북한이 주적이 아니니까 어디로 갑니까? 우주로 올라간다고, 여러분 우리나라 공군의 슬로건이 '우주로' 입니다 '우주로', 정말 지랄하고 자빠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유권자 비하·협박, 사과하라"...여성 비하 동영상에 이은 막말

김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사과' 등을 요구하면서 반발했다. 이규의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긴급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젊은 유권자들을 비하하고, 지역 예산을 볼모로 지역주민들에게 표를 강요하고 협박하는 등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하여 즉각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달곤 한나라당 후보와 김두관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 뒤치락하는 등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여겨오던 이곳에서의 승리가 쉽지 않은 상황에 대한 다급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한나라당 중앙당에서 제작한 선거홍보동영상이 여성 비하 내용으로 물의를 빚은 데 이은 것이어서, 향후 한나라당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듯하다.


태그:#김무성, #지방선거, #막말, #협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