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검찰청이 한나라당 박완수 창원시장(통합) 후보의 금품수수 의혹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진보연합이 박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1만원권을 크게 만들어 몸에 두른 채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상대 후보인 문성현(민주노동당)·전수식(무소속) 후보도 검찰의 신속·철저한 수사와 함께 박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박완수 후보도 흑색선전 중단하라며 문·전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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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진보연합 "박완수 후보 사퇴해야"

경남진보연합은 27일 오전 창원 상남동 소재 박완수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황정원 창원청년회 사무국장 등 관계자들은 몸에 1만원권을 크게 인쇄해 몸에 두르고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금품수수, 비리의혹 한나라당 박완수 후보 사퇴하라"는 제목의 회견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금 드러나 있는 한나라당 박완수 후보의 비리만으로도 기소와 처벌이 분명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판단"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박 후보가 창원시장에 당선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지게 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만약 박 후보가 뇌물수수 혐의로 처벌을 받아 사퇴하게 되면 50억 원의 혈세를 들여 창원시장 후보를 재선거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시정의 공백과 혼란은 극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남진보연합은 "박완수 후보는 더 이상 시민을 속이지 말고 깨끗이 양심선언하고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면서 "그것만이 마지막 양심을 지키고 시민을 위한 마지막 실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진보연합은 1만원권이 크게 새겨 몸에 두른 채 창원시내 곳곳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박완수 후보의 유세 때마다 '그림자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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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식·문성현 후보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수식 후보 지지자들은 이날 창원지검을 방문하고 박 후보와 관련한 사건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전 후보는 하루 전날인 26일 마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월말 전 아파트재건축조합장이 박 후보와 관련한 양심선언과 이 혐의를 뒷받침하는 박아무개씨의 녹취록까지 확보된 중요한 증거가 있음에도 한 달 가까이 진행된 검찰수사 내용이 베일에 가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후보는 "수많은 시민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저의가 있지 않나'하는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최근 여러 시민단체가 박 후보 혐의에 대한 수사내용을 즉각 공개하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그럼에도 검찰 특수부까지 수사 인력이 보강된 수사 진행 사항은 일정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성현 후보 선대본도 이날 논평을 내고 "검찰은 시민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말고, 검찰답게 행동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검찰이 지금까지의 모든 수사과정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밝히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검찰에 쏠리는 시민들 의혹의 눈길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문 후보 선대본은 "세간에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문성현 선본은 그 소문을 이번 지방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검찰은 박완수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모든 수사과정을 시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박완수 후보 "전수식·문성현 후보, 흑색선전 중단"

박완수 후보측은 27일 "전수식·문성현 후보는 흑색선전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 후보 선대위는 "전수식·문성현 후보 등은 사법기관에서 수사 중인 사건을 마치 사실인양 왜곡해 시민들을 선동하고 있다"며 "더 이상 저질스러운 흑색선전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박 후보 선대위는 "검찰의 엄정한 수사결과 박완수 후보와 무관한 일로 밝혀진다면 이 사안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황철곤 마산시장과 전수식·문성현 후보는 108만 시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며 "그에 상응하는 응분의 법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선대위는 "자신의 장점과 정책을 통해 시민의 지지를 얻어야 할 시장 후보가 구태에 불과한 마타도어식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자신이 없다면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 후보 선대위측은 사법기관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가려 시민들에게 공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완수 후보는 2002년 4월 창원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때 창원 재건축조합장으로부터 5000만 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재건축조합장이 소송(이후 취하)을 내고 기자회견을 열면서 알려졌다. 한나라당 창원시장 후보 경선과정에서 이 문제가 불거져 당시 상대 후보였던 황철곤 마산시장이 의혹을 밝힐 것을 요구했으며, 서로 고소 고발하는 사태를 빚었다. 창원지검은 이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