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사방식에 이상이 없다고 주장해온 4대강 사업 낙동강 공사현장에서 환경영향평가서의 공사기준을 위반한 불법적인 준설공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6·2지방선거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4대강 사업'이 정부의 거짓해명 때문에 또 다시 논란이 될 전망이다.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부산본부)'는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경북 예천, 문경, 상주, 구미 구간의 4대강 사업 낙동강 공사현장을 촬영한 항공사진을 28일 공개했다.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수심 2m 이하의 강에서 굴삭기가 준설을 할 경우 오탁방지막과 가물막이를 설치하게 돼 있다. 이번 항공사진에서 공개한 현장에는 오탁방지막이 없어 오탁수가 그대로 강에 유입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수심이 2m 이상인 곳에서도 준설공사로 인해 다량의 오탁수가 발생했지만 아무런 방지책이 없어 주변 생태계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오탁방지막은 어디에... 준설공사 오탁수 그대로 강으로 유입 대규모 준설 공사가 진행 중인 경북 문경시 상풍교 상류 부근에서는 준설로 인해 가물막이 안쪽에 발생한 흙탕물과 반대편 본류의 물 색깔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하지만 흙탕물의 본류 유입을 차단시켜주는 오탁방지막은 어디도 없다. 오탁수가 낙동강에 그대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하늘이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아름답다고 해 이름 붙은 '경천대'(경북 상주시) 상류의 준설공사 현장에서도 오탁방지막은 찾아볼 수 없다. 경천대 하류 쪽에는 11m 높이의 상주보가 올라가고 있다. 인근의 오리섬은 버드나무가 우거졌던 숲이 파헤쳐지고 인공적인 녹지사업이 진행돼 자연생태 경관은 원형을 알아 볼 수 없게 훼손됐다.
경북 구미시 일선교 부근의 준설공사 현장은 풀 한포기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황량하다. 대규모 준설공사를 하고 있지만 여기도 오탁방지막은 없다. 무방비 상태로 오탁수가 유입되는 이 공사현장 하류에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와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호) 등이 사는 해평습지가 있다.
부산본부는 28일 오전 부산역 광장에서 낙동강 항공사진을 공개하며 낙동강 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본부는 기자회견문에서 "지난 4월 낙동강 구간에서 이뤄지는 불법공사 현장을 국토부와 환경부에 고발했으나 국토부와 해양부는 이상이 없다고 답했다"며 "하지만 이번 항공 촬영으로 답변은 모두 거짓임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낙동강은 4대강 공사 현장 가운데 공사면적이 가장 넓고 공사가 진행되는 속도도 다른 강보다 빠르다. 공사가 한꺼번에 여러 곳에서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시공업체들이 환경영향평가의 공사수칙을 무시해도 환경단체가 적발하기는 쉽지 않다. 부산본부는 관리감독을 해야 할 국토부와 환경부가 오히려 불법적인 공사현장을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본부는 "공사현장 곳곳이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고 환경단체 모니터링과 관련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번 항공촬영을 하며 정부가 왜 가림막으로 현장을 가리고 공사를 하는지, 왜 환경단체의 모니터링을 위협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부산본부가 공개한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