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낮 12시, 광화문 광장에서는 춤판이 벌어졌다. '우리나라'의 '강이 더 좋아' 음악에 맞춘 흥겨운 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슈퍼맨, 스파이더맨 등과 일반 시민들이 떼로 어울려 흥겹게 춤을 추고 있으니,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호기심 가득한 얼굴이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사진을 찍는 사람, 함께 춤을 추는 사람,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사람, 재밌다며 환하게 웃는 사람들이 많았다.
"삽질을 하려거든 강말고 밭에서 하시구요~ 뱃놀이 하려거든 강 말고 바다에서 하시지요.
새들이 오지 않는~ 4대강 싫어~ 물고기 살지 않는~ 4대강 싫어~
친구들과 물장구 치는 강이 더 좋아~ 푸른 강물 금 모래밭~ 강이 더 좋아 ~
강이 더 좋아~ 강이 더 좋아~ 강이 더 좋아~ 강이 더 좋아~"
바로 강을 위한 댄스, 리버댄스 River Dance라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춤을 추고 있는데 그렇게 자주 보이던 경찰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집회도, 기자회견도, 1인시위도 아닌 선거 유세이기 때문이다. 이런 선거유세를 하는 것도 독특한데, 그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더 궁금해진다. 서울시 종로구 제2선거구 시의회의원 최위환 후보의 말이다.
"저를 안 뽑아도 좋습니다."
뭐 이런 후보가 있을까? 선거에 출마해 놓고 안 뽑아도 좋다니.
"그러나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후보를 뽑으시면 됩니다. 4대강 사업은 강을 살리는 사업이 아닙니다. 4대강의 생명을 죽이고 삽질을 하는 돈 22조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고, 수천만원의 등록금을 대느라 힘든 대학생과 부모님들은 반값등록금으로 허리펼수 있고, 우리 아이들에게 차별없이 친환경 급식을 줄 수 있습니다.
제가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슈퍼맨 복장을 입었지만 슈퍼맨도 4대강은 살릴 수 없습니다. 4대강을 살릴 수 있는 것은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 여러분들입니다. 그 놈이 그 놈 같아 투표 하지 않으시면 지금의 4대강을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물려줄 수 없습니다. 꼭! 투표하셔서 지금 포클레인만이 나뒹구는 4대강을 살려주시기 바랍니다."
광화문으로 오기 전에는 이화여대에 갔었다. 대학생들의 투표참여를 요청하기 위해, 4대강사업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최근 2030세대에서 투표 참여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학생 63%가 "지방선거 투표 하겠다"라는 설문조사도 발표되고 있다.
이런 적극적인 투표 참여 여세를 몰아 4대강 사업에 대한 진실을 알려 4대강사업 반대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 4대강 반대 후보에게 투표해야 그 돈으로 반값등록금을 실현할 수 있다고 최위환 후보는 말한다. 학생들 등교길 분위기와 수업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피켓을 이용한 유세를 진행하기도 한다.
"4대강 건드리지 말아줘요. 4대강 건드리면 벌 받을 거야. 집에가서 거울이나 한번 쳐다봐. 거울을 보게 되면 아하 알게 될꺼야. 아하, 내가 정말 잘못했구나."
<4대강 건드리면 벌받아요>라는 노래를 만든 손형진 유세팀장은 4대강에, 선거에 무관심한 젊은 유권자들에게 방관자가 아닌 주체자로 투표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레게음악이 함께 한 유권자 한마당
레게음악이 틀어지자 신촌은 어느새 분위기가 달라진다. 젊은 유권자들의 시선이 음악소리에 눈이 떠나지를 않는다. 이날 저녁엔 강석헌씨가 함께했다. 지난 봄 남한강을 찾아 공사장에서 공연을 하며 "위하여"라는 노래를 만들고 "저수지의 개들"이라는 영상을 만든 윈디시티와 함께 4대강사업을 중단할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는 음악인이다.
강석현씨는 "4대강이 무엇을 위한 사업인지 똑바로 봅시다. 홍수가 없는 곳에 왜 홍수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태양은 우리에게 한 번도 세금을 청구한 적이 없고, 저 우주와 모든 바다도 한 번도 세금계산서를 청구한 적 없는데 그런데 왜 인간들은 자연을 가지고 돈을 벌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해 확실하게 생각해보자.
그리고 2급수의 물은 생명이 살아가는데 적당한데 1급수로 만든다는 것은 인간이 마실 수 있는 물을 만든다는 게 아니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생명을 다 죽이겠다는 이야기다. 그건 우리가 우리 아이들을 죽이겠다는 이야기이다. 무엇 때문에? 돈때문에"라고 말했다.
그는 생명의 가치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돈이라는 것에 포장되어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봐야할 것을 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있다.
이렇게 생명의 4대강이 어떻게 파헤쳐지는지, 또 어떻게 하면 생명의 강을 그대로 흐르게 할 수 있을지,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모든 시민들의 목소리를 서로 들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곳이 매일 저녁 서울 시내에서 진행하는 유권자 한마당이다.
4대강 공사현장의 모습, 4대강 생태계에 대한 모습, 4대강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의 모습등이 담긴 다양한 영상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젊은 유권자가 가득 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최위환 후보는 힘차게 다시 호소한다.
"4대강이 파헤쳐져서 생명의 물고기들이 뛰어놀 그 강에, 그 공간에 포클레인이 뛰어놀고 있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지방선거 때 4대강의 4자도 못 꺼내게 합니다. 정치인같이 되는 거 싫습니다. 그래도 출마했습니다. 4대강사업 반대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생명의 강을 우리 아이들에게 그대로 물려주기 위해, 국민혈세 22조가 쓸데없는 곳에 낭비되지 않게 하기 위해 출마한 것입니다. 제 마음을 아신다면, 정말 4대강이 댐으로 막히는 것이 아니라 구비구비 흐르기를 원한다면, 6월 2일 투표장으로 가십시오. 그리고 4대강반대 후보를 찍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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