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춘천 마임 축제 도깨비 무대.
한 무리의 핑크색 옷을 입은 아이들이 무대 위를 뛰어다니고 있다. 언뜻 봐선 동네 꼬마들 같지만 이들에 목에도 '공연자'라고 쓰인 목걸이가 걸려있다. 이 학생들은 이번 마임 축제 아마추어 참가팀 중 '하나'이다.
서울 북한산 초등학교 2학년 학생 8명으로 구성 된 이 팀은 2009년 1학년 때부터 모여 무용과 마임을 중심으로 몸의 움직임과 놀이를 배운 것들을 응용하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작품으로 참가했다.
무대 위에서 서로의 연기를 고쳐주고 움직임을 확인하는 등 여느 팀 못지않은 진지함을 보여주었다. 어떻게 어린 학생들이 마임 축제에 참가 하게 됐을까?
이번 공연 감독을 맡은 강정균(모단메아리 대표)씨는 20년간 마임을 해온 마임이스트이다. 그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보며 마임을 통해 신체와 몸을 알아가는 자기표현의 기회를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하여 아이들에게 마임을 가르치기 시작했다"며 "처음엔 마임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동작을 따라하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며 마임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자신의 표현과 행동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에서도 방과 후 수업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마임에 대한 인식 역시 좋아졌다"며 마임이스트로서 기쁨을 나타냈다.
이번 마임에 참가한 학생 김한결 양(9)은 "1년 동안 배우며 놀고 이번 공연을 준비해서 너무 재미있다, 무대 리허설할 때 조금 떨리긴 했지만 사람들이 봐줘서 너무 좋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신난다. 만화 보다 마임하는 순간이 더 좋고, 사람들이 신나고 좋아하는 마임을 더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녀의 공연을 보는 학부모들 역시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학부모 이수진씨는 "학생들이 무대 위에서 공연하게 될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다. 아이가 마임하는 장소에 가서 어울려 놀면서 친구들과 공감대도 생기고 마임을 할 때 가장 행복해 한다. 마임을 접하기 힘든데 아이의 감정 표현에도 좋고 기회가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마임을 즐겼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4시 15분 경, 약 15분 동안 아이들의 공연이 진행되었다. 아이들의 작은 몸짓에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내주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무대 위에서 자신들을 표현해 낸 어린 마임이스트들. 우리는 이들의 모습에서 밝은 마임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늘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만 하는 학생이 아닌, 방과 후 학교를 통해 좋아하는 걸 하는 모습에서 아이들의 진정한 행복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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