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운동이자 이승만과 자유당 독재를 붕괴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마산 3·15의거를 기념하고 계승하려는 단체의 대표가 사실상 자유당을 계승한 한나라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해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그의 이번 발언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단체의 사무국조차 모르는 돌출행동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한기 3·15의거기념사업회장은 29일 오후 6시 마산시 창동 코아제과 앞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남도지사 후보와 박완수 창원시장 후보, 도의원·시의원 합동유세장에서 연단에 올라 찬조연설을 통해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백 회장의 한나라당 지지연설은 지난 25일 마산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회장 정성기 경남대 교수)가 한나라당 이달곤 경남도지사 후보의 박정희 동상 건립 공약을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과도 상반되는 것이어서 단체의 정체성에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특히 마산을 일컬어 "썩어문드러진 도시"라고 칭하면서 "마산에 하나 남아 있는 자존심은 3·15정신, 마산이 민주성지라고 하는 자존심 하나로 살아오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민주성지 마산의 자존심을 살려줄 후보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와 박완수 후보라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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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5기념사업회장 "썩어문드러진 마산" 백한기 3.15의거기념사업회장이 마산을 "썩어문드러진 도시"라며 "하나 남은 자존심은 민주성지"라고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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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의 이 말은 기초적인 논리에도 맞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마산이 "썩어문드러진 도시"라면 그동안 그런 도시를 만든 책임은 줄곧 마산시 행정을 맡아온 한나라당에 물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이달곤 경남도지사 후보의 연설 직후 연단에 올라 "이달곤 도지사 후보에게 은혜를 갚으러 나왔다"며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님이 3·15의거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될 수 있도록 국무회의에 상정을 해놓고 (장관직) 사표를 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곤 후보의 그 박력있는 행정력, 초지일관한 정신력에 감탄했다"면서 "그걸 우리 마산시민은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한기 회장은 "나는 정치인이 아니지만 저희 형님 백찬기는 정치를 했는데, 형님이 세번째 떨어진 이유는 마지막 정리를 잘 못했고, 방심했기 때문"이라며 "(이달곤 후보가) 마산을 위하고 경남도를 위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한편 3·15의거기념사업회에는 정성기 부마항쟁기념사업회장을 비롯한 지역의 주요 민주인사들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단체다. 그러나 백한기 회장의 이날 한나라당 지지유세는 내부에서도 전혀 논의되지 않은 백 회장의 단독 돌출행동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15의거기념사업회 사무국 관계자는 "전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그는 "어제 우리 사업회 내부의 청소년 행사가 있었는데, 오후에 나간 후 안 들어오기에 어디 갔는지 궁금해하고 있었다"며 "거기(유세장) 간 것은 정말 몰랐다"고 난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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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5의거기념사업회장 한나라당 지지유세 백한기 마산 3.15의거기념사업회장이 한나라당 이달곤 경남도지사 후보를 일컬어 "이 훌륭한 분이 마산을 위하고 경남도를 위해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마산의 자존심을 살리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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