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31일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의 사퇴와 유시민 지지 선언에 대해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평가하면서 "당 대표로서 심 후보가 꿋꿋하게 버티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PBC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또 "당내 논의가 충분치 못해 당원들이 반발하지만, 여러가지 경기도 선거 판세를 보면 결과가 나오는 결단"이라고 덧붙였다. 심 후보가 이미 사퇴를 한 만큼 일단 그의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포함한 나머지 174명의 진보신당 후보들은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압박에 대해 그는 노골적인 반감을 나타냈다.
노 대표는 "한 후보는 선거공보물 벽보나 현수막에 (벌써) 범야권 단일후보라고 적어 놓고 있지 않느냐"며 "(한명숙-노회찬) 단일화가 선거 승리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를 안하는 것 같다"고 반발했다. 범야권 후보단일화 결렬 책임론에 대해서도 그는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낮은게 저 때문이라고 믿는 유권자는 없을 것"이라며 "덜 준비된 후보와 문제 많은 선거 전략 때문에 지지율이 낮은 것을 제게 책임지라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거듭되는 후보단일화 질문에 그는 "막판에 그런 식으로 지지를 높이려다가는 오히려 큰 목표를 놓친다"며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또 "진보신당 광역단체장들도 단일화한 곳과 막판에 접은 곳이 있지만, 대다수 지역에서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며 "흔들림 없이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심 후보의 사퇴로 흔들린 선거판의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투표를 부탁드린다, 진보신당 후보들에게도 투표하고 정당투표는 반드시 진보신당을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심상정 "MB심판 잠재적 유권자 불러낼 것"-여당 "야합, 효과없다"
한편 이날 여야는 심상정 후보의 사퇴 효과를 놓고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으면서 공방을 벌였다.
심상정 후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경기도 선거가 매우 특수한 상황인데, 캐스팅보트를 쥔 입장에서 어떤게 진보신당도 살리고 국민의 염원에도 부응하는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반MB연대' 가치를 인정하는 동시에 만약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진보신당에 쏟아질 책임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뜻이다.
그는 자신의 사퇴로 "MB심판의 전망을 회의적으로 봤던 잠재적 유권자들을 불러내는 데 큰 효과를 볼 거라고 생각한다"고 낙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그는 "제 뜻이 분명히 전달됐기 때문에 지지 유세까지 나갈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해 유 후보에 대한 직접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도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보 세력들의 완전한 통합이며, 대단히 큰 파괴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심 후보의 결단을 높이 샀다. 이미경 민주당 중앙선대본부장 역시 "경기도에서 거센 야권연대의 힘이 몰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스마트전략위원장 정두언 의원은 "심 후보의 사퇴는 선거 전체로 볼 때 극히 작은 일부분"이라고 깎아 내렸다. 그는 심 후보에 이어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있겠지만, 크지는 않다"고 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 의원은 또 심 후보의 사퇴가 인터뷰 주제가 되는데 대해 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심 후보 사퇴 효과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너무 홍보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정 의원의 불만은 역설적으로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심 후보 사퇴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나라당 서울시 선대위원장인 원희룡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심 후보 사퇴는 단순히 표만 합치겠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정병국 사무총장 역시 "단일화는 야합"이라며 "결국 유 후보가 좌파라는 게 명확해지기 때문에 중간층이 한나라당으로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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