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일은 한국 역사를 바꾼 위대한 국민 혁명의 날이었습니다. 소리 없는 국민이 오만한 정권을 여지없이 무너트리며 희망을 쏘아 올렸기 때문입니다. '투표로 말하세요'라던 선거관리위원회의 표어처럼, 국민들은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그동안 국민을 무시해 온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표를 통해 깡그리 박살냈습니다. 이런 경우를 유쾌·상쾌·통쾌라고 하던가요.
이번 선거를 통해 가장 충격을 받은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일 것입니다. 6월 4일 <노컷뉴스>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적지 않게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일 이 대통령은 점심식사도 관저에서 조용히 따로 했다고 전해졌다. 그래선지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선거패배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는 기사에서 보듯이 많은 언론들이 침통한 이 대통령과 청와대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국민을 무시하면 큰 코 다칩니다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국민을 무시한 독선적 정치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처음엔 시민단체와 많은 전문가들이 반대했지만, 만들고 나니 다들 좋아하더라"며 왜곡된 청계천 복원 사례를 들어 일방적 밀어붙이기에 타당성을 부여해왔습니다.
'지금은 반대하지만, 나중에 좋아할 것'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은 자신만이 옳고, 국민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바보라고 여기는 오만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말입니다. 그래서 수차례 자신의 입으로 약속까지 했던 공약을 헌신짝처럼 버리며 세종시 건설을 변경하고, 국민의 반대에도 '4대강 죽이기'를 '살리기'라며 강행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국민은 바보가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했습니다. 지난 촛불 이후 공안정국을 조성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국민을 억누르는 권력 앞에 소리 없이 조용히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확실하게 심판했습니다.
자업자득으로 파멸된 오만한 한나라당그동안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여론조사를 근거로 6·2지방선거에서의 압도적인 승리를 장담했습니다. 여론의 우세를 믿은 한나라당의 기고만장은 선거 유세에서도 잘 나타났습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이달곤 경남도지사 지원 유세에서 "김두관 후보 그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출마를 여러 번 했죠? 6번, 7번인가 했다는데 출마가 직업인 사람은 계속 출마하도록 만들어 줘야 되지 않겠습니까?"라는 인격모독의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경남도민들은 지역과 정당을 뛰어넘는, 한국 선거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냈습니다. 한나라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한나라당 텃밭에서 이번 6·2선거에서 최대 이변인 무소속의 김두관 후보가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은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해 검찰을 동원하여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죽이기뿐만 아니라, 천안함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안보 무능을 사죄하기보다 북풍으로 악용하는 무모함과 무책임함의 극치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북풍 역시 국민의 현명한 선택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천안함을 이용한 어뢰 1번의 '북풍'은 기호 1번 한나라당 후보들을 침몰시키는 위대한 '역풍'이 된 것입니다.
언론을 통제해도 진실을 감출 수 없다그동안 이명박 정부는 언론을 통제하여 진실이 제대로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잘못이 국민들이 인식하지 못하도록 시사프로를 고사시켜 국민의 눈을 가려버렸습니다. 국내 신문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조·중·동은 '관변언론'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이명박 대통령 찬양으로 일관하여 국민의 귀를 오염시켰습니다.
대통령 지지도 여론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중동을 비롯해 대다수의 언론들이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50%를 넘는다고 했는데, 이번 선거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 이또한 거품 아니겠습니까. 여론조사가 실제로는 '여론'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지요.
4대강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대 역점사업입니다. 그래서 밤낮없이 4대강 죽이기가 강행되고 있습니다. 4대강 죽이기로 인해 일제침탈 40년보다 더 심각한 국토 훼손과 환경 파괴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권력의 눈치를 보는 언론들이 침묵해왔습니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진실을 보도해야 할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것입니다. 그러나 처참하게 망가져가는 4대강의 진실이 대부분의 언론에서 보도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국민들은 4대강을 죽이는 이명박 정권의 탐욕을 분명하게 심판하였습니다.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의 최대 참패 원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대 역점 사업인 4대강 죽이기였습니다. 신음하는 4대강을 지키기 위해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등 국내 모든 종교계가 생명의 강을 지키고자 한목소리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생명을 죽이는 이명박 대통령 한 개인의 탐욕이 이명박 정권 스스로를 몰락시키는 일등공신이 된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선거관리위원회까지 동원하여 선거법 위반의 이름으로 국민을 협박하며 4대강의 '4'자도 꺼내지 못하게 하는 관권선거를 자행하였지만, 그럼에도 종교계는 이에 굴하지 않고 4대강 죽이기를 반대하며 국민의 뜻을 모았습니다. 이번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참패로 몰아간 최대 요인은 생명을 지키려는 종교계의 하나된 힘이었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님들, 2년 뒤가 두렵지 않은가요?그동안 한나라당 의원들은 야당의 4대강 반대를 '청계천의 신화'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4대강 죽이기를 맹목적으로 찬성해왔습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 외에는 그 누구도 4대강 사업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처참한 4대강 죽이기의 진실에 눈 감은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거수기로 전락했습니다. 일제 침탈보다 더 심각한 국토 파괴 앞에 침묵하는 한나라당은 21세기의 대한민국 집권 여당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부끄러울 뿐입니다.
만약 한나라당이 앞으로도 계속 이명박 정권 4대강 죽이기의 거수기 역할만 한다면, 이번 6·2 지방선거와 똑같은 화를 당하게 될 것입니다. 국회의원 선거가 앞으로 2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신음하는 4대강의 진실을 아는 국민들은 4대강 죽이기에 동참한 무책임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을 표로써 응징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4대강 사업의 결과는 이미 불 보듯 뻔합니다. 4대강은 이명박 전 현대건설 사장이 만들어 놓은 지금 여의도 앞의 한강처럼 썩은 녹색물만 가득한 죽음의 수로가 될 것입니다. 물고기를 사다 풀어놓고 물길 따라 올라왔다고 국민을 속인 청계천처럼 4대강엔 국민을 기만하는 거짓이 가득할 뿐이고, 썩은 녹조 가득한 청계천처럼 국민의 식수원인 4대강의 미래는 썩은 녹색일 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놀랍게도 강물을 썩은 녹색으로 만드는 미다스(손에 닿는 것을 모두 금으로 변하게 한 프리지아의 왕)의 손입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만든 청계천이 녹색이요, 이명박 전 현대건설 사장이 서해 고급어종의 산란장이었던 천수만 바다를 막아 만든 간월호와 부남호 역시 진한 녹색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대 역점 사업이 될 4대강의 물길을 막는 4대강 사업 역시 녹색이 될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은 한나라당의 자기 무덤 파기 사업입니다. 4대강 사업이 강행될수록 한나라당을 엄습하는 파멸의 그림자가 더욱 거세질 뿐입니다. 만약 2년 뒤의 선거를 생각한다면, 지금부터 정신 차려야 할 것입니다. 시민단체들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무책임한 4대강 죽이기 찬성 발언들을 모두 기록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국민은 4대강 죽이기를 지금 당장 멈출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뜻을 표로써 보여드렸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한 개인의 잘못된 소신을 접고 국민의 뜻을 받드는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시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