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삼키고 간 태안 서부상가의 모습은 참담했다. 꼬박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상인들은 해가 밝아오자 밤새 잿더미로 변한 자신의 상가 앞에서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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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 서부상가 대형화재 발생 태안의 대표 재래시장인 서부상가에서 지난 4일 오후 9시 59분경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40여 개의 점포를 불태우고 두 시간여만에 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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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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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9시 59분 발생한 태안 서부상가 화재는 240여 개의 점포 중 40여 개의 점포를 완전 소실시키고 두 시간여만인 자정 무렵 불길이 잡혔다.
아직 정확한 화재원인은 조사 중에 있지만 이날 화재로 인해 3억8천여만 원의 재산피해를 냈고, 다행히 상가가 폐점된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서산소방서는 밝혔다.
이날 화재는 최초 신고자에 의하면 길을 가던 중 서부상가 내 순대국밥 옆 좌판에 쌓여있던 고무대야 부위에서 화염이 보여 119에 신고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 선착대는 도착 시 서부상가 내 순대국밥집 옆 좌판에서 연소되어 좌측 및 우측 점포와 좌판으로 확대된 흔적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증거를 토대로 소방서는 최초 발화지점을 순대국밥 옆 좌판 고무대야 부분으로 판명하고 있으며, 정확한 화재원인은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인근 민가나 상가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특히 이날 화재진압에 일등공신은 단연 태안읍 주민들이었다.
늦은 밤인데도 화재 소식을 접하고 한 달음에 현장으로 달려온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인근 상가로 들어가 상가 내 물품을 나르고 집안에 비치되어 있던 소화기를 들고 화재진압에 나서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상가 내 가연성물질이 많아 검은 연기와 섞여 나오는 유독가스의 위험도 불사한 주민들은 상가상인들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며 아픔을 같이 한 것이다.
젊은 청년들은 길게 늘어선 소방호스를 붙잡으며 화재진화를 도왔고, 학생들과 노인들은 상가에서 빼 내온 물품들을 정리하는 등 주민들의 활약은 이번 화재를 1차 피해로 막는데 큰 기여를 했다.
한편, 주민들의 살신성인, 고군분투에도 이번 화재는 화재에서 취약한 재래시장에 대한 화재예방 대책 마련과 태안소방서의 필요성, 용의자 추적에 대한 경찰의 수사 미흡 등이 도마 위로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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