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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와 행정안전부가 진보정당 후원·당비 납부를 빌미로 재판도 끝나지 않은 교사·공무원을 중징계(파면․해임)하기로 하자, 시민들이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었다.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교사·공무원 탄압중단 경남공동대책위'는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촛불문화제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시작해 2시간 가량 열렸다. 시민뿐만 아니라 고등학생까지 촛불을 들었다. 확성기를 사용했지만 뒤에 앉은 사람들이 들리지 않을 정도였는데, 참가자는 500여명이다. 이들은 촛불과 함께 '정권이 아닌 국민의 공무원이 되겠습니다'와 '참교육 지키겠습니다'고 쓴 손펼침막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교사.공무원 탄압저지 공동대책위원회'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연 촛불문화제에는 시민 500여명이 참석했다.
'교사.공무원 탄압저지 공동대책위원회'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연 촛불문화제에는 시민 500여명이 참석했다. ⓒ 윤성효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교사.공무원 대량징계 중단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손펼침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교사.공무원 대량징계 중단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손펼침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 윤성효

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과 조형래 경남도교육의원 당선인,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진선식 전교조 경남지부장, 제갈종용 공무원노조 경남본부장, 오상룡 금속노조 경남지부장, 정영주 창원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촛불문화제는 강인석 민주노총일반노동조합 정책국장의 사회로, 참가자들은 월드컵 응원 구호인 '대~한민국'의 장단에 맞춰 '징~계중단 짜자짜짝'을 외치기도 했다. 강만호 교사가 오카리나를 연주했고, 전교조 경남지부 노래패 '바람꽃'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제갈종용 본부장은 자유발언을 통해 "교사들이 세상에 눈을 뜨고 일어났을 때 공무원들은 침묵했는데, 공무원노조 출범 9년을 맞은 이제는 나아졌다"면서 "이명박 정부 들어 파괴된 민주주의를 보며 침묵할 수 없다. 진보정당에 후원금을 냈다고 해서 직장을 떠나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사법부 판결도 나오지 않았는데 징계하는 것은 탄압이다"며 "중국의 옛 고전에 '군주가 연못과 대형토목공사를 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4대강정비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국민과 소통하고 사회통합을 해서 이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영남 인제대 법대 교수.
고영남 인제대 법대 교수. ⓒ 윤성효
고영남 인제대 법대 교수(경남교육연대 정책위원장)은 "지금 진행하는 교사·공무원 징계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징계는 불법이다. 월권 내지 권한남용이라는 말도 있지만, 법적 근거 자체가 없는 것이기에 불법"이라며 "1997년 대선에서 고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니까 김영삼 전 대통령은 갑자기 그 해 12월 사형수의 사형을 집행했는데, 마찬가지로 현행 교육감들은 징계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관련 규정에 의하면 징계 사안이 일어난 뒤 2년 안에 징계를 해야 하는데, 대부분 2008년 7월 이전에 후원금을 낸 사례가 많다. 비록 잘못 됐다고 하더라도 징계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밝혔다.

또 고 교수는 "모든 사람은 재판으로 죄가 확정되기 이전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이다. 그렇게 보면 교사·공무원들은 현재 모두 무죄다. 그런데 무슨 징계냐.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하는 말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작은 싸움과 큰 싸움을 함께 해야 한다"고 한 그는 교사·공무원의 정치 활동은 자유로워야 한다고 제시했다.

 제갈종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장이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교사.공무원 대량징계 중단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자유발언하고 있다.
제갈종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장이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교사.공무원 대량징계 중단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자유발언하고 있다. ⓒ 윤성효

 17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교사-공무원 대량징계 중단 촛불문화제'에는 상당수의 고등학생들도 교복을 입고 참석했다.
17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교사-공무원 대량징계 중단 촛불문화제'에는 상당수의 고등학생들도 교복을 입고 참석했다. ⓒ 윤성효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징계 대상자 교사가 '편지글'을 낭송했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학교 돈을 빼돌렸다면, 아이들 수업을 게을리 했다면, 승진하기 위해 비리를 저질렀다면, 성적을 조작했다면 부끄러워 아무 말도 못하고 징계의 칼날을 받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소식을 전해들은 아이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황당해하는 친구, '샘이 학교 안 나오면 나도 안 나올꺼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들 모습에, 한편 든든하고 한편 걱정이 되었습니다. 혹시나 아이들 생활이 흐트러질까봐서요.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자고 이야기 하려했을 때, 우리 아이들이 먼저 선생님 힘내라고 아침 일찍 와서는, 칠판에 힘내라는 응원의 말과 개개인이 쓴 편지글, 다 같이 일어나서 응원의 노래와 꽃다발, 너무나 든든하고 기특한 아이들 모습에 눈물이 났습니다."

공대위는 앞으로 매주 수요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연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징계 중단을 요구하며 경남도교육청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전국적으로 진보정당 후원 등으로 인해 징계 공무원·교사는 총272명(공무원 89명, 교사 183명)이다. 이 중에 경남은 공무원 9명, 교사 17명이다.

 전교조 경남지부 노래패 '바람꽃'이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교사.공무원 대량징계 중단 촛불문화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전교조 경남지부 노래패 '바람꽃'이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교사.공무원 대량징계 중단 촛불문화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윤성효

 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 등 많은 시민들이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교사.공무원 대량징계 중단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 등 많은 시민들이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교사.공무원 대량징계 중단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 윤성효


#교사-공무원 징계#진보정당 후원#촛불문화제#창원 정우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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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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