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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17)
글쓴이: 김 정 관
아이가 뛰어노는 바닷가에서
파도처럼 살아가는 친구와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 아래
하늘에 별처럼 살아가는 누이와
꽃들이 피고 지는 들녘에서
푸른 풀밭에 풀처럼 살아가는
낯익은 얼굴들
아프고 고단함을 견디며 살아가는
정겨운 훤한 얼굴들을 만났다.
돌아와, 고향에 돌아와서야
고향이 부모님 몸이라는 것을
지워지지 않는 상처라는 것을
잊지 못할 짝사랑이라는 것을
내일을 향해 달리는
길이라는 것을 알겠다.
뿌리를 보면
열매를 알 수 있다는데
고향을 알면
그 사람 알 수 있다는데
고향은 나의
불투명 거울이다.
멈추지 않고 출렁이는
파도소리를 듣고서야
내가 살아 있음을 알았다
내가 고향이고 고향이 나라는 것을
알았다. 고향에 돌아와서.
고향에 와서야
나의 삶이 너를 향해
열려 있는 길임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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