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금속용착기술 국산화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법일정밀(부평우림라이온스밸리 소재) 서정석 대표이사가 국내 최고 기능인에게 주어지는 '이달(=6월)의 기능한국인'상을 수상했다.
서정석 대표는 2008년 '초음파 금속용착 TOOL 국산화'에 최초로 성공했다. 3000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 효과를 창출한 서 대표는 초음파 진동주파수 분석시스템 등 다수의 연구논문도 발표하면서 이 분야를 이끌고 있다.
서 대표는 "1978년에 인천지방기능경기대회를 나갔는데 어이없게 도면을 잘못 읽는 바람에 금메달을 놓쳤다. 그 때의 절망을 지금도 잊을 수 없지만, 그 아픈 경험이 오늘날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이달의 기능한국인'은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국가경제발전의 숨은 주역을 발굴해 선정하는 상으로 지난 2006년에 처음 도입됐다. 선정대상은 10년 이상 산업체 근무경력이 있는 전문기능인으로, 그중 성공한 기능인을 매달 1명씩 선정하고 있다.
서 대표는 10여년이 넘는 연구 끝에 전량 수입하던 '초음파 금속용착기기 HORN 가공 및 열처리공법' 등의 제조과정을 국산화한 주역이다. 현재 법일정밀은 이를 통해 연매출 12억여원을 달성하는 강한 중소기업, '강소기업'으로 꼽힌다.
충남 홍성 출신의 서 대표는 20대 초반이었던 1977년, 인천직업훈련원에 입학하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기능인이 되기로 결심했고 기술과 기능을 연마하는 데 모든 열정을 불살랐다. 이후 1996년, 지금의 법일정밀을 창업했고 초음파 금속용착기술 개발에 끊임없이 도전했다.
초음파 금속용착기술은 초음파를 이용해 니켈과 구리, 알루미늄과 니켈처럼 다른 종류의 두 금속을 용착시키는 기술로, 미국이나 유럽, 일본이 선진국이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초음파 금속용착기기를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서 대표는 국산화 연구에 착수했고, 그 결과는 2008년 빛을 발했다. 이 개발로 수입품에 비해 70% 저렴한 국산 초음파 금속용착기기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2차 전지 제조업체인 삼성 SDI나 LG화학,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30여개 국내 기업에 납품하면서 연간 3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냈다.
서 대표는 기능인 명장에게 주어지는 '기능장' 자격을 취득하고 기계가공분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2008년 한국폴리텍대학 컴퓨터 응용기계과 기능장과정에 입학했고 졸업과 동시에 기계가공기능장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또 현재는 인천대학교 기계공학과 석사과정을 밟으며 현장에서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논문을 쓰고 있다. 기능인 후배들을 양성하기 위해서란다.
그는 "그동안 나온 논문들은 현장경험을 통해 나온 얘기가 아닌 짜깁기가 많아 현실과는 괴리감이 아주 크다. 솔직히 현장에선 이런 논문들이 별 도움이 안 되고 있다"라고 한 뒤 "사실 아직도 기능대회에 나가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이젠 나이 제한이 생겨 나갈 수도 없지만 후배들이 꿈을 대신 이뤄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 33년 동안 업계에 종사하며 그때마다 기록해 놓은 기술과 메모들이 30여권에 달하는 그는 "많은 공업고교 학생들이 취업보다 대학 진학을 선호하고 있지만, 대학 진학이 인생의 통과의례가 아님을 알아야한다. 젊은 후배 기능인들이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열정을 불태울 때 기능한국의 위상은 더욱 빛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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