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아래 검증위)가 2일 민·군 합동조사단(아래 합조단)의 답변에 대한 반박 자료를 내고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검증위는 "40여 일 간의 활동을 통해 합조단의 분석오류와 사실왜곡 등을 상당 부분 확인했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의 조사과정과 조사결과 전반에 걸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검증위가 반박 자료를 통해 제기한 의혹은 ▲ 흡착물질 분석 ▲ 물기둥 목격 진술 ▲ 스크루 변형 ▲ 폭발원점 ▲ 물체 인양 해점 ▲ 어뢰 설계도 ▲ 어뢰 잔해 상태 ▲ 1번 표기 ▲ 함체 변형 ▲ 지진파, 음파 ▲ 연어급 잠수정 등 총 11개 항목이다.
지난달 29일 합조단은 검증위를 대상으로 천안함 사고 조사 결과 설명회를 연 바 있다.
먼저 검증위는 "합조단은 함체와 어뢰의 흡착물질에서 동일한 성분이 검출된 것을 어뢰피격의 증거로 내세우지만 이는 바닷물과 모래 성분에 의미를 부여한 비과학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검증위는 또 어뢰의 폭발재인 알루미늄이 폭발을 통해 용해된 뒤 급랭되어 완전히 비결정화했으며 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은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무의미하다는 합조단의 주장도 반박했다.
검증위는 "폭발로 인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은 합조단 스스로 '세계 최초', '산에서 고래를 만난 격'이라 할 만큼 예외적이며 알루미늄이 완전히 비결정화된다던 합조단의 기존 입장은 합조단의 재조사로 이미 (11일)번복됐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쟁점 중의 하나인 초병 진술에 대해서는 "초병 진술의 의미를 조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초병 조사 과정에서 (윗선의) 진술 유도가 있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초병 2인은 일관되게 '두무진 돌출부' 쪽에서 섬광을 목격했다고 진술했으나 합조단이 확인해준 초소 위치를 고려할 때 두무진 돌출부는 북서쪽이고 천안함 폭발원점은 남서쪽"이라며 "그럼에도 합조단은 초병들이 천안함 폭발원점과 무관한 해역에서 본 사항을 증거로 채택했다"고 지적했다.
급정지에 따른 관성력과 탄성력으로 스크루가 변형되었다는 합조단의 설명에 대해서 검증위는 "(합조단의 주장과는 다르게) 휨 현상이 있는 날개들은 전반적인 휨과 반대 방향의 휨 현상이 끝부분에서 고르게 나타나 S자 형태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날개 끝 부분에 깨어지거나 찢긴 듯한 손상이 일률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합조단의 주장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관성력 작용 시 샤프트(축)가 먼저 훼손되어야 한다는 의문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소가 되지 않는다"면서 "합조단도 '사건 원인과 큰 연관이 없는 부분이라 정밀 검증을 하지 않았다'고 밝힘에 따라 스크루 손상 원인을 철저하게 재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검증위는 "현대 과학기술로 발견된 어뢰의 부식 상태를 감식이 불가능한지 의문이며 '1번'이란 표기에 쓰였다는 '솔벤트 블루5' 색소도 세계적으로 범용되는 것으로 북한 시료와는 비교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게와 크기가 다른 어뢰 잔해와 가스터빈, 함미가 모두 수백미터를 떠내려와 같은 장소에서 발견됐다는 '천운 이상의 기적'은 상식적으로 납득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검증위는 당초 합조단이 어뢰 설계도가 책자에서 나왔다고 했다가 CD에서 나왔다고 말을 바꾼 것에 대해 "책자와 관련한 허위 진술에 대한 책임이 필요"하고, 어뢰 부식 상태를 육안으로 검사한 것 외에 감식에 실패한 것에 대해 "현대 과학기술로 부식 상태 감식이 불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검증위는 "지진파와 음파는 사건 장소 및 시각 등을 특정하는 가장 과학적 근거이므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원자료를 공개해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연어급 잠수정 실체 역시 논란이 있는 만큼 측정 공개 시연으로만 의문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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