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의회 사무처장 인사와 관련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도 '오세훈식 인사'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 주목된다.
한나라당 소속인 김용석 시의원(초선, 서초구 4)은 2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오 시장이) 8대 시의원들과 같이 일해야 할 사무처장을 7대 의장단과 논의해서 결정한다는 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7대에서 동의를 했으니 8대에서도 동의를 하라는 건 문제"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시장, 한나라당이 소수당이라 무시했나?"김 시의원은 특히 "민주당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8대 시의회를 대표하시는 분들에게도 양해를 구했어야 한다"며 "서울시에서 한나라당이 소수당이라고 무시하고 협의를 안 했다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시장이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8대 시의회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시의회 사무처장 인사를 단행한 것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한나라당도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앞서 오 시장은 민선 5기가 시작된 1일 최항도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장을 시의회 사무처장에 임명했다. 취임식 하루 전날인 지난달 30일, 7대 시의회 부의장의 서면 추천을 받아서였다. 이에 8대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은 "어제 임기가 끝나는 7대 시의회 부의장과 협의해서 8대 시의회 사무처장을 발령한 것은 시의회를 무시한 일방적인 인사"라고 반발했다.
서울시도 절차상 문제 인정... 민주당 "사무처장 선출 방식 바꿔야"이와 관련 정효성 서울시 행정국장(전 서울시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8대 시의회 의장 내정자인 허광태 시의원에게 자신이 직접 양해를 구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협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전에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허광태 내정자는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강하게 반박, 서울시의 '거짓 해명' 논란까지 제기됐다.
결국 조은희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2일 8대 시의회 의장(허광태)·운영위원장(김명수) 내정자를 만나 사무처장 인사에 절차상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종현 서울시 공보특보는 "조은희 부시장이 (8대 시의회) 의장 내정자 사무실을 방문해 사무처장 발령을 빨리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하고 '절차상 물의가 있었다면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 부시장 역시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제대로 된) 절차를 갖추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시의회 사무처장 인사 철회만이 해결 방안"이라고 일축,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충돌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인사 파행'을 계기로 사무처장 선출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의회의 추천을 받아 서울시장이 시의회 사무처장을 임명하는 방식이 아닌, '공모제'로 바꾸자는 것이다.
시의회 운영위원장 내정자인 김명수 시의원은 "사무처장 인사권이 시장에게 있기 때문에 (사무처장이) 시의회의 의견을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누구의 편에도 서지 않는 '공모제 사무처장'이 와서 사무처 본래의 기능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