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께서는 지난 5월에 이미 1천만 원이 넘게 사용하셨다니까요. 그 전달에도 400~500만 원의 요금을 쓰셨는데 저희가 너무 많이 나와서 놀라실까봐 알아서 할인을 해드린 거죠. 이번 달에는 너무 많이 나와 15만 원 데이터 요금이 나간 거고요." 5월에 내가 1000만 원 넘게 썼다고요?
여러분, 이렇게 엄청난 할인 받아보셨습니까. 1천만 원을 넘게 썼는데도 할인해서 15만 원만 부과해주는 요금 서비스. SK텔레콤 'T로그인' 서비스가 그렇습니다.
2009년 3월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무선 인터넷 상품을 검색하다가 주변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 T로그인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2만9900원(부가세 제외)을 내면 데이터 2GB까지 쓸 수 있는 데이터 정액요금제.
해당 서비스를 찾는 과정에서 대리점마다 "T로그인이요? 그게 뭐예요?"하고 되묻는 바람에 인터넷으로 주문했습니다. 대리점마다 아는 곳이 없어 좀 '찜찜하다'싶긴 했지만 업무용으로 급해 일단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속도가 느려지더군요. '뚝뚝' 끊어지는 일도 다반사. 고객센터나 대리점이나 이에 대해 제대로 안내를 해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결국 업무용으로 사용하길 포기하고, 집에서만 쓰게 됐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한 시간 사용하면 서너 번은 재접속을 해야할 만큼 속도가 늦어져 결국 해지하기로 했지요. 벌써 사용한 지 1년이 넘어 의무 약정 기간도 지난 뒤였습니다.
해지하려고 요금 확인을 하는데 아니 이게 웬일. 5월에 갑자기 데이터요금 15만 원이 나왔더군요. 1년 넘는 기간동안 한 번도 약정 금액을 넘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속 뒤집히는 SKT와의 실랑이'가 시작됐습니다.
6월 26일 SKT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전화 상담'을 의뢰했습니다. 상담원은 "우리가 확인해줄 수 있는 건 없으니 대리점에 가서 통화내역을 확인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인터넷 고객상담센터에 문의하니 다음과 같은 안내를 받았습니다.
"T LOGIN 정액제의 무료통화를 초과하여 이용하신다면, 데이터 통화료는 추가로 발생합니다. (단, 15만원은 초과하여 부과되지 않음) 즉, 정액제 내 무료통화에서만 이용되는 것은 아니고요. 또한, 해당 내용에 대해 인지하실 수 있도록 무료통화 모두 사용 후, 초과금액이 1/2/4/6/8/10/15만 원 도달 시, 모뎀의 SMS로 발송해 드리고 있습니다. (24시간 초과 시, SMS 자동 삭제됨)" 그리고 T 로그인 이용할 경우 전송 속도는 정상적인 경우 다운로드 기준 128~900Kbps이며, 일부 지역의 경우 인 빌딩(건물 내 깊숙한 곳)이나 외곽지, 지하, 일시적으로 동시 사용자가 많을 경우 속도가 느려질 수 있고요. 또한 WCDMA(HSDPA)망에서 이용할 경우 사용자가 많은 경우 속도가 느린 경우가 있는데요. 이는 일시적으로 한 기지국에 사용자가 다수 몰리는 경우 속도가 느려지거나 끊길 수 있으나, 지속적으로 사용자가 몰리는 국소의 경우 네트웍 부서에서 파악 후, 장비 추가 설치 통해서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며, 향후 인 빌딩 등 전파가 약한 지역 등의 경우 점검을 통해 망 환경 확인 후에 보완이 필요한 경우 RF중계기 등의 설치를 통해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15만 원 내라며 1500만 원 할인 생색 그래서 지난 2일 일산 SKT 고객센터로 직접 찾아가 통화 목록을 뽑았습니다. 놀랍더군요. 제가 아주 잠깐 이용해도 그때마다 몇 천 원에서 몇 만 원, 어쩔 때는 몇 백만 원까지 요금이 책정되어 있었습니다. 그 요금을 할인해서 초기에는 0원으로 만들었다가 5월 8일쯤부터는 일부만 할인해 최종 58만9555원이 나왔더군요. 상담원은 그 금액을 본사에서 할인해주어 최종 15만 원이 책정된 거라고 설명하더군요.
통화 목록만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제게 상담원은 "정액제에 추가 데이터요금이 부과된다는 안내를 못 받았다면 그건 대리점과 고객님의 이야기입니다. 본사에서는 더 이상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만약 계속 항의를 하신다면 이미 할인된 금액을 포기하겠다는 걸로 알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22만여 원을 추가로 내셔야 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계산기를 '똑똑' 두드려가며 설명하는 상담원 앞에서 저는 한없이 작아지더군요. T로그인을 정액제 모뎀으로 이해하고 사용을 시작한 제가 잘못이겠지요. 하지만 이번 과정에서 제가 너무 어이없는 건 SKT 측의 태도였습니다. 이의를 제기하는 고객에게 절대 밀리면 안된다는 듯 제 말을 막아서는 논리는 "결국 계속 이러시면 추가 요금 물리겠다"는 거였습니다.
정말 이럴 때 어쩌면 좋습니까? 포기하고 요금 내라는 만큼 다 내고 얼른 해지하는 게 좋을까요? 그리고 다시는 SKT 서비스 이용 안 하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제 하소연을 들은 우리 신랑, "그렇게 엄청난 할인을 해주는 서비스라면 왜 TV 광고 안하냐"며 어이없어 하더군요.
SK텔레콤 "데이터요금 1/6로 낮춰... 일 2만 원 상한제도 적용" |
"뉴스 검색 5000페이지, 웹 서핑 3200건, 메신저 500시간, 음악 다운로드 170곡" SK텔레콤 T로그인 안내 사이트에 각각 1 기가바이트(GB)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동영상(영화) 몇 편 감상이면 끝나는 분량이기도 하다. 노트북이나 넷북 등에서 USB 모뎀을 이용해 3G(WCDMA) 무선데이터망에 접속하는 'T로그인'은 2006년 9월 도입한 뒤 지금은 와이브로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데이터 요금이 만만치 않다는 것. SK텔레콤의 경우 지금까지 데이터정액제에 따로 가입하지 않고 무선 인터넷 직접 접속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1패킷(0.5KB)당 1.5원을 적용해 1MB 사용시 3000원이 넘는 요금을 과금해 왔다. 1GB를 사용하면 300만 원, 3GB는 1000만 원에 육박하는 어머어마한 요금이 붙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 T로그인 사용자들은 대부분 부가세 포함 3만3천 원(2GB)이나 5만 원 정도(4GB)를 내고 일정 양까지 무료로 쓰는 데이터 정액요금제에 가입해 있다. 하지만 무료 데이터량을 넘기면 1MB당 123~184원의 종량제 요금 적용을 받기 때문에 '요금 폭탄'을 맞기 십상이다. 더구나 요금 청구서에는 정액제에 가입 안 했을 때 일반 인터넷 직접 접속 요금을 먼저 산출한 뒤 할인해 주는 방식을 쓰고 있었다. 이 때문에 김진이 기자가 약 5.4GB를 사용했던 5월 사용 요금이 무려 1611만 원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실제 사용 요금은 1552만 원이 할인돼 59만9555원이었다. 이마저 데이터 통화료 월 상한선이 15만 원을 넘을 수 없어 최종적으로 15만 원만 청구된 것이다. 당사자 입장에서 평소보다 5배 가까운 요금을 냈지만, 고객센터에선 1500만 원 할인이란 생색을 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SK텔레콤 홍보팀 관계자는 "최근 데이터 요금도 1MB 당 3072원에서 1/6 수준인 512원으로 낮춘 상태"라면서 "5월 요금은 인하된 가격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객센터에서 추가 요금을 요구했다면 담당 직원의 자질 문제로 볼 수 있다"면서 "데이터 청구 요금은 어떤 이유로든 최대 15만 원을 넘을 수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13일 모뎀 없이 휴대폰을 노트북 등에 연결해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는 테더링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무선인터넷 기본 요금을 인하했다. 또 데이터 통화료 월 15만원 상한제 외에 '일 2만 원 상한제'도 도입, 하루에 데이터를 아무리 많이 쓰더라도 2만 원을 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김시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