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황은성 시장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황은성 시장에게 표를 주지 않았지만,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당선된 당신은 진정한 우리의 안성시장임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시작하는 마당에 꼭 당부하고 싶다. 제발 전임시장의 전철은 밟지 않기를 바란다. 전임 이동희 시장이 골프장 문제로 구속된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좀 더 구조적인 문제를 말하고자 한다.
전임 시장이 골프장 비리로 구속되었지만, 개인적으로 이동희 시장이 개인적인 치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적어도 내가 아는 이동희 시장은 나름대로 안성의 발전을 위해 힘쓴 사람이었고, 그 과정에서 피치 못하게(?) 생긴 일이었을 수도 있다. 아니, 그를 대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정치적 희생양(?)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그가 3선을 하면서 형성된 권력구조가 문제였다. 그가 안성 권력의 중심에 자그마치 10년을 넘게 있었으니, 그를 중심으로 얼마나 많은 부패의 사슬이 생겨났을까. 그가 원하든 원치 않든 한 곳으로 권력이 집중되니, 그를 둘러싼 세력들은 권력의 콩고물을 챙기느라 바빴을 게다.
골프장 문제도 그가 추진한 사업으로, 10년을 넘게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에게 각종 로비와 아부가 따르는 것은 당연지사. 그런 과정에서 본인이 개인적으로 아무리 깨끗하고자 해도 주위에서 가만히 두지 않았을 것이다. 터미널 이전 문제, 중앙로 공사 문제, 안성문화원 비리 문제 등은 이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걸 잘 말해준다. '권불십년'은 단순한 옛말이 아니었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서 '이대로 안 된다, 변화해야 한다'는 기운이 일기 시작했다. 물이 고이면 썩듯이 한쪽으로 몰아준 권력 때문에 안성 곳곳에 악취가 나고 있다는 걸 시민들은 감지했다. 그래서 시민들은 올 6.2 지방선거에 표로 말하려고 만반에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 사람들의 어이없는 쇼(관련기사 : "안성시장 선거 드라마보다 재밌네")에 변화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바람은 보기 좋게 꺾어졌다.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시민들에게 사죄해야 할 것이다.
표를 분석 해봐도 알 수 있다. 시의원 비례대표는 한나라 3만 483표, 민주당 3만 5294표로 민주당이 승리했다. 시장 표는 한나라당파 두 후보 (황은성, 박석규)의 득표 합이 2만7210표이고, 민주당파 네 후보(이수형, 한영식, 장현수, 허구욱)의 합이 3만7825표다. 물론 이런 단순한 계산법이 선거판의 변수를 담아내지 못하지만, 어쨌든 시의원 비례대표의 민주당 득표율이 어느 정도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표로만 봐도 변화를 바라지 않는 사람보다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수가 더 많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보는 황은성 시장께선 전임 시장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시민들은 '그 나물의 그 밥'일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한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부패 구조를 끊어 내고 구 체제를 개혁하지 않는 한, 전임 시장의 전철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변화를 담아내는, 4년 후 박수 받는 시장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더아모의집 송상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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