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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광양이 제대로 주목 받았다.

6일 여수시청 1층에서 열린 기자 설명회 자리는 방송사, 지역 언론, 노동부, 환경부, 여수·광양시 및 시의원들로 빼곡하게 찼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과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여수·광양 만들기 사업본부가 마련한 '여수·광양 지역 주민의 직업성·환경성 암 발생률 비교 보고서 설명회'를 취재하고 듣기 위해서였다.

이 보고서는 홍희덕 의원실이 최근 발암물질 노출이 많은 것으로 보고된 여수·광양지역의 2002년~2006년의 암 발생 자료 및 중앙암등록본부의 국가암등록 연례보고서를 녹색병원·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하여 작성되었다.

 여수·광양 지역 주민의 직업성·환경성 암 발생률 비교 보고서를 설명하는 녹색병원·노동환경건강연구소 윤간우 산업의학과장.
여수·광양 지역 주민의 직업성·환경성 암 발생률 비교 보고서를 설명하는 녹색병원·노동환경건강연구소 윤간우 산업의학과장. ⓒ 이현정

 7월 6일 여수시청에서 열린 ‘여수·광양 지역 주민의 직업성·환경성 암 발생률 비교 보고서 설명회’에 방송3사를 비롯한 지역 언론 다수가 참여해 지역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7월 6일 여수시청에서 열린 ‘여수·광양 지역 주민의 직업성·환경성 암 발생률 비교 보고서 설명회’에 방송3사를 비롯한 지역 언론 다수가 참여해 지역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 이현정

뚜렷한 증가세 보이는 후두암 발생자 수

보고서 설명을 맡은 녹색병원·노동환경건강연구소 윤간우 산업의학과장은 2002~2006년 여수·광양 지역에 사는 20세 이상 남성의 연도별 주요 직업성·환경성 암 발생률을 전국 평균과 비교 분석한 결과, 호흡기계암은 유의미하게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혈액계암은 특정한 경향은 없었으나 전국 평균 발병률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호흡기계암은 후두암, 기관지 및 폐암을, 혈액계암은 비호지킨 임파종, 골수성 백혈병, 기타 백혈병을 말한다.

윤간우 과장은 "이 지역의 후두암은 2005년 이후 기대발병자수보다 실제발생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많았다"면서 수치를 자세하게 공개했다. 여수·광양 지역의 2005년 후두암 기대발생자수는 9명이지만 실제발생자수는 17명으로 1.89배 높았다. 기관지·폐암은 2004년부터 실제발생자수가 기대발생자수보다 많았는데, 2006년 실제발생자수는 144명으로 기대발생자수인 117명보다 1.44배 높았다. 연도별 호흡기계 암 실제발생자수와 기대발생자수를 그래프화하면 증가 경향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아래 그림 1).

 <그림 1. 여수·광양 지역 연도별 호흡기계암 기대발생자수 Vs 실제발생자 수>
<그림 1. 여수·광양 지역 연도별 호흡기계암 기대발생자수 Vs 실제발생자 수> ⓒ 윤간우,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윤간우 과장은 "혈액계암의 여수·광양 지역 발생률은 전국과 비교하여 높고 낮음이 반복되어 특정한 경향을 보이진 않았으나 비호지킨 임파종은 2002년에, 골수성 백혈병은 2006년에 실제발생자수가 기대발생자수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양은 호흡기계암이, 여수는 혈액계암 발생률이 높았다"며 "여러 유기용제를 다루는 석유화학장치산업이 많은 여수는 혈액암 발병 위험이 높고, 광양은 철강산업이 다수를 차지해 코크스 등 폐암 발병 위험이 높을 것"이라며 공단 특성과의 관련성을 언급했다.

윤 과장은 "이번 조사는 흡연 등 개인요인을 분석하진 못했다"며 "보다 정밀한 평가를 위해서는 개별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역학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조고익 산업안전과장(사진 왼쪽)과 환경부 보건정책과 김수찬 서기관.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조고익 산업안전과장(사진 왼쪽)과 환경부 보건정책과 김수찬 서기관. ⓒ 이현정

정부기관, 문제 있지만 지금 당장은...

보고서 설명에 이어 환경부, 노동부 여수지청, 여수시 관계자의 입장도 간단하게 밝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여수시 채종철 기후보호과장은 시에서도 관심을 갖고 조사해 정밀한 결과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보건정책과 김수찬 서기관은 "오는 7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임상혁 소장과 암 전문가가 모여 문제해결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조고익 산업안전과장은 "고용노동부도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해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문제해결을 위해 노동단체와 함께 꾸준하게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여수·광양지역의 발암물질과 직업성·환경성 암 관련성은 조사가 더 필요하다며 정부기관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한편, 여수YMCA 김대희 정책국장은 여수·광양지역의 발암물질과 직업성·환경성 암은 "특정 산업단지의 특정 노동자 문제를 넘어 지역주민에게도 위험이 노출되었다는 위험성과 개연성이 드러난 만큼 노동자, 시민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여수YMCA 김대희 정책국장.
여수YMCA 김대희 정책국장. ⓒ 이현정

7월 말 직업성 암 찾기 캠페인 시작

노동계는 연초 노동부가 발표한 여수·광양산단 내 대규모 정비작업 관련 역학조사에서 여수·광양의 발암물질 문제가 심각하다고 드러났을 때부터 대응에 나섰다. 여수·광양지역을 중심으로 한 노동단체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민주노동당은 올 4월 14일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여수·광양 만들기 사업본부'(이하 사업본부)를 발족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업본부는 지난달 24일에 석유화학사업장 환경안전보건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1차 토론회 '발암물질 태그부착 및 법·제도 개선 어떻게 할 것인가'를 열었고 오는 21일에는 '석유화학·플랜트 건설 노동자 건강검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2차 토론회를 갖는다.

8월에는 여수·광양 지역 공공의료기관 설립을 주제로 3차 토론회를 연다. 또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여수·광양의 발암물질 노출 실태를 알리고 직업성 암 환자를 찾는 캠페인을 7월 말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 4월 14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여수·광양 만들기 사업본부’ 발족식 모습.
지난 4월 14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여수·광양 만들기 사업본부’ 발족식 모습. ⓒ 이현정

사업본부 박상일 본부장은 설명회 자리에서 "2012년에 여수 세계엑스포가 열리는데 발암물질에 노출된 곳으로 어떻게 세계 사람을 불러 모을 수 있겠냐?"며 "노동계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발암물질로부터 안전한 여수·광양을 만들 것"이라며 사업본부의 활동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10월 23일 'No 발암물질 Safe 여수·광양 OK 엑스포 1만 가족 걷기대회'를 열어 지역시민과 사업본부 활동을 나누고 노동자도 시민도 안전한 여수·광양 만들기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일과건강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여수광양#발암물질#직업성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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