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던 동네가 아닌 것 같네."군데군데 금이 가고 더럽던 도심 속 담장들이 화려한 변신에 성공했다. 진주시 평거동 국민주택단지 일방통행로 담장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30년 된 낡은 담장으로,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밤이 되면 우범지역으로 전락해 지역주민들이 통행을 꺼리던 곳이었다.
하지만 진주시가 도심 속 노후담장 벽화 그리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담장은 말 그대로 환골탈태했다. 진주시 평거동 주민센터는 지난 6월부터 지역화가 노주현씨를 비롯해 희망근로자들과 함께 국민주택단지 일방통행로 담장에 나뭇잎을 형상화 그림과 푸른 들판을 그리기 시작했다.
무더운 여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벽화를 그리길 한 달째인 지난 7일, 낡고 보기 싫던 담장은 지역주민들이 "너무 좋다"라는 말을 이구동성으로 말할 만큼 달라졌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벽화를 그린 후 집주인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며 주민반응을 전한 뒤 "국민주택단지 일방통행로는 서진주 나들목에서 평거동으로 들어오는 지름길로, 전국체전을 앞두고 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평거동 주민 유정희(41·여)씨는 "이전에는 이 곳을 지날 때마다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우리 동네가 아니라고 느껴질 만큼 달라졌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담장에 벽화를 그리는 것을 허락한 집주인 이아무개(54)씨도 "처음 시에서 벽화를 그린다고 할 때부터 흥쾌히 허락해 줬다"며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라진 담장은 이 곳 외에도 또 있다. 신안동 서문교 옆 굴다리 벽면 역시 신안동 교량과 터널로 인해 평소에 햇빛이 잘 들지 않고 콘크리트 특유의 회색빛으로 어두운 분위기 때문에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 이에 신안동 주민센터는 디자인 전문업소를 통해 서문교 옆 굴다리 벽면 55m에 동물과 푸른 숲이 어우어진 화사한 벽화로 단장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진주시는 앞으로도 도심 곳곳에 숨어있는 노후담장에 대해 벽화 그리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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