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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학, 김창관, 김영미(왼쪽부터) 의원 등 대전 서구의회 민주당 소속 초선의원 3인이 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구우회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전문학, 김창관, 김영미(왼쪽부터) 의원 등 대전 서구의회 민주당 소속 초선의원 3인이 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구우회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 서구의회 자유선진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함께 '합숙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자리 나눠먹기를 위한 밀실야합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정작 의회 의장단 구성때 위원장 등 단 한 자리도 얻지 못했다. 의회 안팎에서 자유선진당에 이용만 당한 꼴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서구의회는 7일 본회의를 열어 자유선진당 구우회 의원을 의장으로, 한나라당 고경근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또한 8일에는 자유선진당 소속 유봉권 의원을 운영위원장으로, 같은 당 소속 김석운 의원을 행정자치위원장으로, 같은 당 이응노 의원을 경제복지위원장으로, 한나라당 김옥호 의원을 도시건설위원장으로 각각 선출했다.

정원 20명 중 자유선진당 9명, 민주당 7명, 한나라당 4명으로 구성된 서구의회에서 결국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이 손잡고 원 구성을 끝내버린 것. 민주당은 위원장 자리를 단 하나도 차지하지 못했다.

신혼여행은 선진당+민주당, 신접살림은 선진당+한나라당

이에 앞서 선진당과 민주당 소속 10명 안팎의 의원들은 지난 6일과 7일 1박 2일 동안 충북 영동 물한계곡으로 '합숙 여행'을 다녀왔다. 의장후보 등록 마감(7일 오후 6시)을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합숙'을 두고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먹기 위한 '밀실협의'를 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일부 서구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이러한 원 구성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처음에는 선진당 소속 의원들이 한나라당 의원들과 합숙을 추진하려고 했다가 갑자기 민주당 의원들과 하는 것으로 변경됐다고 말하고 있어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합숙'까지 하고도 선진당 의원들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으로 여겨진다. 의장 후보에 단일 후보가 아닌, 선진당 구우회 의원과 민주당 류명현 의원이 등록한 것.

투표 결과 또한 구 의원이 선진당과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몰표를 얻어 의장에 선출됐다. 부의장마저 선진당 의원들의 도움으로 한나라당 의원이 차지했다. 즉 선진당 의원들이 합숙은 민주당 의원들과 하고 정작 자리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나눠 가진 것. 

'야합'을 하고도 뒤통수를 맞았다는 주장은 민주당 초선의원들로부터도 제기되고 있다.

3명의 민주당 초선의원들(김영미, 김창관, 전문학)은 9일 오후 서구의회 간담회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숙'이 이루어진 과정을 소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한 의원으로부터 '합숙을 해야 하니, 무조건 짐을 싸서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해당 장소에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고, 선진당 소속 의원들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이 버스에 타면서 동행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소속 초선의원 3명 "의장, 상임위원장 모두 사퇴해야"

이들은 "이러면 안 된다고 말렸으나 그들은 결국 만류를 뿌리치고 '합숙'을 떠났다"며 "하지만 결과는 민주당을 완전히 배제한 선진당과 한나라당의 자리 나눠먹기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초선의원들은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밀실야합과 저질 권모술수가 이번 서구의회 원 구성 과정에서 나타났다"며 "각본을 짜 실행에 옮긴 구태정치로 서구의회를 농락한 구우회 의장은 의장직을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나머지 상임위원장들에게도 "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이번 행태에 대해 주민 앞에 사과하고,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서구의회에서 이러한 구태정치가 사라지고, 지역주민을 섬기고 대변하는 새로운 지방자치를 구현하기 위해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구우회 의장은 "합숙을 다녀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의원들의 단합을 위한 것일 뿐, 의장단 구성을 두고 야합을 하기 위해 갔다 온 게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합숙을 다녀온 민주당 소속 한 재선의원은 "잘못된 것으로 본다, 4년 전에는 나도 이러한 일에 반대했었다, 초심을 잃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후배의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자리 나눠먹기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대전 서구의회#구우회#전문학#김창관#김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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