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름 그대로 KBS 새 노조에 희망을 건다. 우리는 KBS의 새로움을 발견했다. KBS 새 노조 힘내라 힘!"
부산경남 시민사회단체들이 KBS부산총국과 KBS창원총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아래 KBS 새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런데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12일 오후 KBS창원총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자 사측 관계자가 나와 'KBS 땅이기에 사용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 단체 대표 1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 KBS창원총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먼저 KBS창원총국 공연장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하고 모였다.
그러자 사측 관계자가 나와 "이곳은 KBS 땅이니 기자회견을 하려면 인도로 나가서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 참석자는 "기자회견도 못한다는 말이냐. KBS는 공영방송인데, 국민들이 낸 세금도 아깝다. 시청료는 더 아깝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공연장과 붙어 있는 KBS창원총국 본관 앞쪽으로 약간 이동해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던 장소 뒤에는 '가야산의 메아리'라는 비석과 함께 'KBS'라는 글자와 마크가 선명하게 보였다. 한 참가자는 "배경을 보니 여기가 더 좋은 장소네"라고 말했다.
한편 언론노조 KBS본부 창원지부가 지난 5일 KBS창원총국 앞 가로수에 내걸었던 "KBS를 살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펼침막은 보이지 않았다.
경남지역 단체, 23일 창원에서 'KBS 다시 살리기 문화제'
경남대학생교육대책위, 부경아고라 등 경남지역 단체 100여 개는 이날 오후 KBS창원총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부터 16일까지 매일 오후 5시부터 2시간 동안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KBS 다시 살리기 캠페인'을 열고, 오는 23일 오후 6시 30분 정우상가 앞에서 'KBS 다시 살리기 창원시민문화제'를 연다. KBS 새 노조는 지난 1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KBS 새 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회견문을 통해 "KBS 새 노조의 파업은 관제방송으로 전락한 KBS를 공영방송,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임을 알고 있다"며 "합법적인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KBS가 어찌하여 사회 환경 감시 기능에 충실할 수 있으며 지역 언론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새 노조 파업으로 인해 예능, 오락드라마를 1년 넘게 시청하지 않아도 우리 시청자들은 참아낼 수 있다. 아니 KBS를 관제방송에서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무한정 참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KBS는 퇴행을 거듭했다. 정연주 전 사장이 강제 해임되고 낙하산 사장, 특보 사장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KBS의 정치적 독립성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며 "KBS뉴스는 정권의 나팔수로 불렸던 독재정권 시절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신뢰도 1위를 자랑하던 국민의 방송 KBS는 불과 2년 만에 비난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지금이라도 KBS가 정권의 목소리가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길 기대하며 우리는 KBS 새 노조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민행동 "총파업 적극 지지한다"
민생민주부산시민행동을 비롯한 지역 단체들은 12일 오전 KBS부산총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방송의 희망 KBS 새 노조의 총파업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인규 사장을 비롯한 KBS 사측은 파업 돌입 12일째가 되도록 대화는커녕 탄압과 음해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지역 단체들은 "합법적 절차를 거친 이번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매도하며 오락프로그램 하단에 '불법파업' 자막을 내보내는 등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청원 경찰을 동원해 노조 행사를 폭력적으로 막고, 시민참여문화제를 방해하기 위해 정문에 대형 화분을 가져다 놓는 등 치졸한 행태도 서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권 홍보 방송을 일삼고, 국민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조중동 방송을 위한 수신료 인상을 강행해 KBS에 대한 국민 불신만 키운 김인규 사장은 감히 '해사행위'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KBS 새 노조의 파업 투쟁이 KBS만을 되살리는 투쟁이 아니라 위기에 처한 언론의 자유, 언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파업 승리, 공정방송 쟁취를 위해 끝까지 힘내시라. 그대들 뒤엔 국민이 있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