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가 13~14일 사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고등학교 2학년들이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교육청 앞에서 '경쟁을 위한 일제고사 반대'를 외치는 1인시위를 벌였다.
경남 산청 간디학교(고교과정) 2학년 6명은 13일 낮 12시부터 창원 소재 경상남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학교를 원해요"라거나 "경쟁을 낳는 일제고사, 이게 우리를 위한 참교육인가요"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일제고사는 초등 6학년, 중등 3학년, 고등 2학년을 대상으로 치러지고 있다. 일제고사는 지난해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기도 했는데, 간디학교 2학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제고사를 치르는 대상이 된 것이다.
간디학교 2학년 안다미로(19) 군을 비롯한 1인시위 참가자들은 간디학교 2학년은 45명인데, 이날 일제고사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은 17명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학생들도 정상적으로 시험을 친 것은 아니다. 상당수 학생들은 백지를 내기도 했고, 일부 학생들은 일부 과목만 시험을 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학생은 시험 문제는 풀었지만 답안지는 백지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1인시위에 참가한 학생한테 일제고사 거부의 이유를 물었더니 먼저 "공부를 안해도 되어서 좋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일제고사는 성적 수준 평가라고 하지만 줄 세우기로, 많은 학생들이 일제고사 치르길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경쟁을 시키기에 시험을 거부한다"면서 "지금 정부 방침대로 한다면 수준 미달 학교는 공부를 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일제고사 시험을 칠 것인지에 대해 한 달 전부터 토론을 벌여왔다고 소개했다. 한 학생은 "지난해에도 일제고사를 쳤고 올해도 대상인데, 왜 하필 우리만 2년 동안 시험을 치러야 하느냐"면서 "일제고사에 응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토론을 벌여, 각자 알아서 판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1인시위에는 간디학교 일부 학부모들도 동참했다. 학부모들은 이날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벌였다. 한 학부모는 "지난해에도 학생들은 상당수가 일제고사에는 응했지만 백지 답안지를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청에서는 일제고사 성적이 낮은 학교에 대해 학력향상을 위해 지원금을 주었는데, 간디학교에는 5000만 원을 주었다가 뒤에 학생들이 백지 답안을 낸 사실을 알고 3000만 원 정도는 회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