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의 앞뒷면에 '길과 복'이 표기된 동전저는 매일 아침 동녘하늘을 바라보면서 동전을 던져 하루의 운세를 점치고 일과를 시작합니다. 그 동전은 언제나 '오늘은 맑음'면으로 떨어집니다. 단 한 번도 '오늘은 흐림'이라는 면으로 누운 적이 없지요.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그 동전은 양면 모두에 '오늘은 맑음'으로 표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허공으로 던져진 동전이 바닥에 떨어져 앞면과 뒷면의 어느 면이 위로 향할지는 사실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 동전의 양면에 무슨 표시를 할지에 대한 결정은 동전을 가진 자의 몫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한 면에 '흉凶과 화禍'를 표시하는 대신 양면 모두에 '길吉과 복福'으로 표시한 것입니다.
동전을 던지는 점에서 저는 매일 좋은 괘가 나오므로 매일이 즐겁습니다. 누구를 만나도 신이 나고 무엇을 해도 행복합니다.
이처럼 매일의 길흉·화복을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스스로의 마음입니다.
누구나 외부의 구속이나 제약을 받지 않고 제 스스로의 목적을 세우고 실행할 할 수 있다는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신에 의해 창조될 때부터 부여된 것입니다. 인생의 어떤 면을 보고 어떻게 살 것인가의 선택은 스스로의 자유의지로도 충분합니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그럼 매일 매일이 쾌청하고 유쾌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그것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체면, 경제적 풍요, 군림하고자 하는 권력욕, 상대적 우위에 집착하는 질투, 겉모습이 더 중한 사치 등이 자신의 영혼이 기뻐할 일을 하는 것을 가로막습니다. 허명(虛名)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실속 없는 헛된 명성이 스스로를 기뻐하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진실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바람을 받는 돛'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돛을 미는 바람'으로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고요한 저수지속에 '갇힌 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계곡을 센 물살로 흐르고 대하의 너른 품에 안기는, '흐르는 물'로 사는 것입니다.
여행은 삶의 긍정을 위한 탐사제가 참으로 좋아하는 것은 여행입니다. 저의 여행은 멋진 풍광과 이색적인 풍물, 맛난 음식을 탐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삶의 좀 더 가치로운 것을 캐기 위한 탐사나 시추에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엄마를 잃은 자의 장례에서 함께 눈물 흘리는 일, 이미 두 끼를 굶은 아이의 허기를 면할 수 있도록 주걱을 드는 일, 억울해서 분노하고 있는 사람의 노기를 가라앉히는 일, 잘못된 판단을 후회하고 있는 사람을 껴안는 일 등도 제게는 여행일 수 있습니다.
그 여행길에서 저와 조우하는 딱한 사정을 가진 상대의 미래를 가늠해 보기 위한 동전에도 저는 양면에 모두 '맑음'을 표시합니다. 그리고 허공으로 동전을 던지지요.
지금 사면초가의 절망 속에 있다 하더라도, 슬픔으로 곧 죽을 것 같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양면이 모두 '맑음'인 동전점이 영험합니다. 먹구름 뒤편에도 밝은 은빛 가장자리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긍정의 출구는 '오늘은 맑음'이라는 손전등을 가지고 찾으면 더욱 빨리 찾을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