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우리 가족은 제주도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마라도가 가까운 서부에 숙소를 정해서 날씨가 허락하지 않으면 방문하기 쉽지 않은 마라도를 꼭 한 번 방문해 보고 싶었다. 27일 아침 오전 9시 40분에 출발하는 마라도 유람선을 타고 우리는 마라도를 향했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파도가 높지 않아 다행히 배를 탈 수 있었다.
마라도는 국가 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423호로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리이다. 마라도는 십만 평 정도의 작은 섬으로 일반 성인이 한 바퀴를 도는 데 한 시간 반 정도면 충분하지만 마라도에 도착하면 많은 사람들이 카트를 빌려주고 또 빌려 타기도 하였다.
마라도에 가면 "꼭 자장면을 먹고 오라"는 지역 주민들의 말대로 자장면집이 정말 많았다. 마치 마라도에서 자장면이 탄생한 것처럼... 어느 집이 원조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우리는 '자장면 시키신 분~!"이란 재미있는 이름을 붙인 식당에 갔다. 자장면을 드시고 한 마디씩을 적은 A4용지로 도배한 천장과 벽이 재미있었다.
자장면을 먹고 언덕을 조금 올라가니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분교가 보인다. 배에서 안내하신 분의 말에 의하면 이곳 마라분교는 전교생이 세 명이라고 한다. 원래는 두 명이었는데 얼마 전 전학을 와서 세 명이 되었다고 한다.
"여러분! 자녀를 공부 잘하게 하고 싶으세요? 그럼 마라도로 오십시오. 여기서는 아무리 못해도 전교 4등입니다."
장난기 어린 말이 생각나 다시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마라분교를 뒤로하고 언덕을 조금 오르니 우리나라 최남단 비석이 보인다. 이때 오후에는 파도가 세져서 승선이 불가능하니 어서 섬에서 나오시라는 연락이 왔다.
서서히 마라도를 걷고 싶었지만 우리의 마라도 여행은 이것으로 짧게 마쳐야 했다. 제주 바다에서 큰 포말을 일으키며 멀어지는 마라도를 바라보며 아까 자장면 집에서 누군가 써 둔 글이 생각났다.
"자장면과 짬뽕이여 영원하라. 우리의 사랑도 영원하리"
나는 이렇게 외치고 싶다.
"자장면이여! 짬뽕이여! 마라도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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