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의 결정적 증거물로 민·군 합동조사단(아래 합조단)이 제시한 '1번 어뢰' 추진체에 쓰인 글씨와 관련한 과학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5일 버지니아대학교 물리학과 이승헌 교수가 "폭발 직후 0.1초가 지나면 주변 온도가 28℃까지 낮아지기 때문에 '1번'이라고 적힌 어뢰 추진체의 디스크 후면 온도는 0.1℃도 상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송태호 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교수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송 교수는 지난 2일 발표한 '천안함 어뢰 1번 글씨 부위 온도계산'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폭약이 바닷물을 밀어내는데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어뢰 추진체) 디스크의 두께가 50mm 가량 돼 글씨가 쓰인 뒷면까지 열이 전달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그 근거를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이날 공개한 '송 교수의 버블팽창이 가역적이라는 가정의 맹점' 보고서에서 송 교수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그는 "송 교수는 폭발이 비가역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다"면서 "이공계 대학교 1학년 일반 물리에 나오는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송 교수의 가정대로라면 폭발 직후 초기 버블은 반지름 0.33m에 온도가 3003℃가 된다"며 "이것이 어뢰 길이인 7m에 해당되는 곳까지 팽창하면 영하 63℃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얻게 된다"고 지적했다. 버블이 팽창하면서 온도가 낮아진다는 송 교수의 기본 가정이 틀렸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 계산을 근거로 "사람이 폭발 현장에 서 있으면 얼어 죽을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가 폭발을 떠올리는 상식과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송 교수의 초기 조건을 쓰면 폭발 직후 초기 버블 내부의 압력은 2만 기압에 가깝다"면서 "버블 바깥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진공 상태에 가깝기 때문에 팽창 전후 온도는 거의 같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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