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2년 간의 태안부군수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충남도청 감사관으로 자리를 옮긴 서범석 전 부군수는 임기 내내 태안군을 관광 이미지에서 탈피해 '휴양태안'으로 만들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에 줄곧 매달려왔다.
'휴양태안'을 홍보하기 위한 안내책자를 직접 발간하는가 하면 군내외로 발송되는 관공서의 모든 공문서 상단에 태안이 휴양지임을 알리는 문구를 삽입해 전방위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또, 월 초 직원모임시 직접 강연을 통해 태안을 '명품휴양지'로 만들기 위한 세일즈공직자의 자세를 강조하는 등 공무원으로부터의 의식전환을 시작했다. '휴양태안'의 주체인 군민들에게 의식개혁 교육을 통해 관광태안의 이미지를 휴양태안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해왔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6월부터 읍면별 일정을 고려해서 전 부군수의 '휴양지로써의 위상정립' 교육과 초청강사의 의식개혁 강연을 해 왔다. 군민들의 화합 분위기를 조성하고 선진군민 의식을 끌어올리려 계획했었다.
하지만, 그동안 신임 군수 취임 등 어수선한 분위기와 인사 이동 등으로 인해 결국 계획했던 교육은 8월로 연기됐다. 충남도 인사 이동으로 태안군을 떠난 서 전 부군수의 교육은 빠진 채 지난 3일부터 태안읍을 시작으로 6일까지 초청강사의 강연회만으로 '군민 의식개혁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서상록 강사의 유쾌한 강연, 때로는 독설로 의식전환 유도
지난 8월 5일 열린 강연회를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참으로 유쾌한 강연이었다. 간간히 욕(?)과 사투리를 섞어가며 강사 서상록씨는 강의를 이어갔다. 한 시간 반 동안 이어진 강연회는 지역의 지도자급인 이장과 반장, 지도자들에게 리더십을 유도할만한 긍정적인 강연회였고, 강연회 속에는 가시가 있었다.
이번 군민의식개혁 교육에는 일반 주민들보다는 마을의 지도자급인 이장과 반장, 새마을지도자 등이 대상이었으며 하루 두개 읍면에서 4일에 걸쳐 진행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참석율이 저조해 인접 지역과의 통합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긴 강의시간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유쾌한 강연회를 접하는 행운을 얻었다.
강사 서상록씨는 삼미그룹 부회장까지 역임했으며 롯데 호텔에서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견습웨이터로 근무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받기도 했던 인물이다. 현재는 (주)서상록닷컴 대표이사와 미래사회교육개발원 객원강사 등을 맡고 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인생역경과 의식개혁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인기강사로 상종가를 올리고 있다.
서상록 강사의 강연 핵심은 '바로 지금은 학벌이 성공하는 시대가 가고 자기를 잘 팔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 생각을 바꾸라'는 것이다.
특히, 참석대상이 지역의 리더급으로 이들에게는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의 소대통령"이라며 "여러분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라고 자긍심을 심어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태안의 기름유출사고와 관련해 입을 열면서 "기름유출 사고 이후 목숨을 버린 분들은 모두 잘못된 생각을 한 것"이라며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있다. 생각만 바꾸면 얼마든지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고 긍정적 사고로 전환할 것을 강조했다.
또, "전 세계가 (원상회복에) 10~15년 걸린다는 예상을 했는데 이를 2년만에 회복시킨 여러분은 대단한 분들"이라며 '신언서판(身言書判)'의 자세를 당부했다.
이 중에서도 그는 휴양태안을 만들기 위한 덕목으로 신(身)과 언(言)을 강조했다. 그는 신(身)을 '성공의 도구'로 뽑으며 누가 찾아와서 보더라도 호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자신을 가꾸라고 당부했다.
또한, "3일 동안 강연회를 하면서 6개 지역을 다녔는데 아무도 인사하는 사람이 없더라"며 서운함을 전한 뒤 "말로는 휴양지, 관광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얘기하면서도 친절하게 인사 한마디도 안하는가"라며 "말하는 연습을 하라"고 열변을 토했다.
한 시간 반이 넘는 강연시간이었지만 강연회를 마치고 발걸음을 옮기는 주민들의 표정은 큰 선물을 받은 듯 밝은 모습이었다.
강연회를 청취한 한 주민은 "요즘 성수기라서 바쁜 와중에 참석하게 됐는데 후회없을 정도로 괜찮은 강연회였다"며 "오늘부터라도 긍정적인 사고로 웃으며 살아야겠다"고 머쩍은 웃음을 보였다.
태안군 관계자는 "이번 강연회가 끝나면 지역별로 의견을 수렴해서 반응이 좋으면 내년에도 추진할 예정이며, 군민 아카데미에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초청 강연회에서는 회당 1백 만 원의 강사료가 지급됐다. 그러나 강연시간 내내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고 수시로 강연장을 들락날락하는 청취자가 많아 강연회의 흐름이 방해됐다. 강연회를 청취하는 자세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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